전파를 이용한 전력 전송기술

전파를 이용한 전력 전송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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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를 이용한 전력 전송기술

(Wireless Power Transmission)

 

박병열

KBS 미래미디어전략국 미래미디어기획부장

정보통신기술사

 


Ⅰ. 전기도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

방송에서는 물론이고 현대 우리 생활 전반에서 전기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에 매우 중요한 에너지인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장치와 기구들이 필요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는 전기를 사용할 곳까지 전달해주는 전선을 빼 놓을 수 없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없다. 그런데, 주변의 수많은 전기제품을 전선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요? 더 나아가 요즘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휴대폰과 디지털 카메라 등을 이동 중에 충전할 수 있다면 배터리 소모에 대한 걱정 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근래, 전선 없이 전력을 전송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기록에 의하면 전파를 이용하여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시도는 100여 년 전에 이뤄졌다. 1900년대 초 미국의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가 150㎑ 라디오파(RF : Radio Frequency)에 전력을 실어 전송하려고 시도했다. 그 당시 실험은 실패하였으나 무선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1963년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무선 전력 전송이 성공하게 된다. 그 후 많은 연구와 시도를 통해 무선전력전송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우리 생활 주변의 가전제품에 적용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전동칫솔이나 휴대용 청소기처럼 가정에서도 무선으로 충전하는 제품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무선 전력전송기술이 발전하여 장거리에 대용량의 전력을 보낼 수 있다면 그 응용분야는 매우 획기적일 것이다. 예를 들면, 이동하는 전기자동차를 충전한다거나 낙도나 무인등대를 위한 원격지 무선전력전송, 우주공간의 위성체에 전력공급을 위한 지상에서의 무선전력공급 등 이루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무선전력전송기술이 아직은 매우 초보단계 기술이어서 효율이 낮고 용도 또한 한정적이지만 언젠가는 우리 생활주변에서 전선과 전봇대, 고압선과 철탑 등이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되어 경관이 좋아지고 삶의 질까지 향상될 날을 기대하면서 전력의 무선전송 원리와 관련 요소기술, 그리고 동향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Ⅱ. 전력 무선전송 원리와 요소기술
연구 또는 실용화 되고 있는 무선전력전송기술의 원리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근거리 전송기술로 자기공명기술에 의한 전송기술과 유도결합(Inductive Coupling)에 의한 전송기술을 들 수 있으며, 장거리 전송을 위한 기술로는 전파(RF)를 이용한 에너지 전송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1. 자기공명기술

2009년 6월, Intel 연구원들은 미국의 캘리포니아 Mountain View의 Computer History Museum에서 무선으로 충전되는 iPod 스피커를 시연하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스피커는 30센티미터 직경을 가진 구리 코일에 부착되었고, 거의 1미터 떨어져 있는 2배 직경을 가진 2번째 코일(사진)로부터 생성된 자기장을 통해 전력이 공급되었다. Intel의 무선전력전송기술에 대한 현대적인 접근은 공명결합(resonant coupling)이라고 불리는 현상을 이용하는데, 이러한 현상은 대상물이 동일한 주파수로 조정되거나 공명할 때만 서로 에너지를 교환할 수 있다. 에너지 공유를 위해 자기장을 사용하고 있는데 전기장에 비해 환경과 사람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알려졌다.

 


2. 유도결합기술

무선전력전송기술 중 하나인 유도결합(Inductive Coupling)기술은 변압기의 원리와 비슷하며, 충전식 전동 칫솔이 그 예다. 전동 칫솔과 충전용 유닛은 어떠한 전도성 접촉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전력을 공급받아 충전한다. 충전 유닛은 AC 전원에 연결되고 베이스로서 트랜스포머의 1차 측 코일과 철심으로 구성되어 핸드 헬드 칫솔에 있는 트랜스포머의 2차 측 코일과 맞물린다. 이러한 구성은 1차 및 2차 코일의 물리적 정렬이 x, y, z면으로 고정되도록 해야 하며 정밀한 정렬이 필요하다. 만약에 1차 및 2차 코일이 수분의 1인치라도 부정확하게 정렬되면 손실이 많아져 전력 전송이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밀착된 정밀한 정렬로 이루어지는 유도결합기술의 한계를 피하기 위해 ‘AIC(Adaptive Inductive Coupling)’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전력 회로가 2개 코일의 최적위치로부터 어떠한 변동이 있을 시 이를 검출하고 최적의 동작 포인트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 원리는 위치 변동에 의해 회로의 부하가 변하고, 부하의 변동이 임피던스의 변동을 야기함으로써 회로의 공진 주파수를 변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기가 x면 및 y면으로 최대 수인치 이동하거나, z축으로 1인치 미만으로만 이동하면 전력 회로가 기기에 대해 전력을 고르게 유지할 수 있도록 제어한다고 한다. z축 상의 1인치 미만이라는 제약은 생각만큼 그리 제한적인 것은 아니다. MP3 플레이어나 휴대전화와 같은 소형 전자기기를 충전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z축의 간격은 단지 ‘스킨 두께’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는 일상적으로 기기를 충전 구역 안에 위치시킬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간격이다. 충전 유니트 탑상의 x 및 y면의 정렬 확인은 자석을 이용해서 기기가 충전 지점 허용범위 안에 위치하고 있는지 여부를 감지하여 표시할 수 있다.

유도결합 기술은 비교적 높은 전력 레벨을 가지고 있지만 사용거리가 짧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유도결합기술을 이용한 충전식 전동 칫솔을 볼 때 주된 장점은 사용의 편의성뿐만이 아니라 습기가 많은 사용 환경에서 전력결합의 밀봉 특성, 즉 누전의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3. 전파(RF)를 이용한 무선전력전송기술

보다 멀리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하기 위해서는 전파를 이용한 전송을 고려할 수 있다. 전파를 이용한 무선전력전송기술은 전력 에너지를 무선 전송에 유리한 전파(마이크로파)로 변환하여 보내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전파 전송의 원리를 그대로 이용한다. 통신이나 방송에서 영상이나 음성정보를 보내고 받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영상이나 음성신호 대신 전기에너지를 전파에 실어 보내면 된다. 방송이나 통신은 음성, 영상, 데이터 등의 신호를 전파(반송파)에 실어서(변조하여) 전송하지만 전기 에너지를 보내는 무선전력전송은 반송파만을 보낸다. 송신 측에서는 DC 전력을 전파로 변환해서 전송하고 수신 측에서는 반대로 전파를 DC 전력으로 되돌리는 내용이 핵심이며, 에너지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파의 집속(beam forming)이 필요하다.

 


3.1. 최적 사용주파수
무선통신시스템에서와 마찬가지로 전파를 이용한 무선전력전송시스템에서도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하는 사항 중 하나가 사용 주파수의 선정이다. 일반적으로 전자파의 공간 전파(傳播, Propagation)특성은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파장이 짧기 때문에 빛과 같이 강한 직진성을 갖게 되므로 전기적 에너지를 한곳으로 모아 보내기는 쉬워지나 주파수에 비례하여 손실은 커진다. 또한, 지구 반사에 의한 대기잡음손실도 존재하므로 가장 안정적인 주파수대의 선정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사항이다.

전파를 이용한 무선전력전송시스템에서 주로 사용되는 RF 주파수대는 1∼10㎓다. 그 이유는 대기상태에서 전자파의 공간전파 특성이 좋은(감쇠가 적은) 마이크로파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송수신 회로 구성소자의 크기를 줄일 수 있고 강한 직진성에 의한 RF 에너지 전달이 우수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높은 주파수 특성에 의한 감쇠와 잡음레벨은 감수해야 한다. 마이크로파 중 2.45㎓는 ISM(Industrial Scientific Medical)대역으로 대기 중의 잡음과 손실이 비교적 적고, 분포소자를 이용해 회로를 구성하기가 쉬운 장점이 있어 장거리 무선전력전송기술에 일차적으로 선정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2.45㎓의 고조파에 의한 다른 통신 및 고주파 응용기기에의 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전파로 무선전력전송을 위한 시스템 모듈에는 크게 송전부와 수전부로 구성되어지며 전원장치는 공통적으로 필요하다. 송전부는 발진회로와 송전안테나로 구성되고, 수전부는 수전안테나와 정류회로로 구성된다. 각 부분은 설계 시 최적화 되어야 하며 전체 시스템을 구성할 때 반드시 개별 소자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시스템 구성소자로 선정되어야 함은 두 말할 나위 없다.


3.2. 송전부

송전부는 큰 마이크로파 출력을 얻기 위해 Microwave Oven용 마그네트론을 사용하고, 부가적으로 아이솔레이터, 방향성 결합기, 3-Stub Tuner 등이 필요하다. 송·수전 전력의 전송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송전단에는 지향성과 이득이 높은 송신안테나를 사용해야 하고 수전단에도 고 이득의 수신안테나를 사용해야 한다. 큰 출력의 마이크로파 에너지를 전송하기 위하여 이득과 방향성 결합도가 높은 혼 안테나와 3-Stub Tuner를 사용하여 부하와 source 사이의 임피던스를 정합시킨다.

마이크로파 발진회로는 크게 진공관형과 반도체형으로 구분되어진다. 진공관형은 대출력(1㎾급)을 취급할 수 있고, 사용가능 온도가 높으며, 기술이 보편화되어 있어 사용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으나 상대적으로 크고 무거우며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반도체 소자를 이용한 발진회로는 크기가 작고 무게도 가벼우며 수명이 반영구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출력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저전력의 반도체 발진부 뒷단에 큰 출력을 내는 진공관 형태의 전력증폭기를 연결하여 큰 발진 출력을 얻는다.

구 분

진공관

반도체

출 력

크다

작다

가 격

싸다

비싸다

수 명

짧다

길다

시용온도

높다

낮다

대표적인 소자

마그네트론

클라이스트론

IMPATT, Gunn, GaAs-FET

[발진소자의 종류와 특성비교]

 

무선전력전송에 사용되는 빔 방사용 송전안테나는 전파 빔 패턴을 집속(Beam Forming)하는데 가급적이면 유연한 빔 패턴 조절이 가능해야 한다. 송전안테나 방사면에서의 전계분포는 Side Beam을 억제하여 Main Beam에 에너지가 집중되게 하여야 한다. 또한, 송전안테나 면이 다소 틀어지더라도 그 만큼 수신안테나의 위상도 이동하여 수전점에 정확히 빔을 집중시킬 수가 있도록 하여야 한다.

3.3. 수전부

마이크로파 전력을 DC 전력으로 변환하는 수전부는 고효율 정류안테나, 집전장치 및 부하로 구성이 이루어진다. 설계 파라미터로 RF-DC 변환효율(Con-version Efficiency)이 있는데 이는 입사된 마이크로파 전력과 DC 출력 전압의 비를 나타낸다.

정류안테나는 안테나에 정류회로를 포함한다. 2.45㎓에서 동작하는 정류안테나는 1960년대에 처음 설계되었다. 그 후 높은 입력 전력에 견딜 수 있는 다이오드 제작 기술 향상과 변환회로의 개선으로 전력변환효율은 초기 30%대에서 90% 가까이 개선되어 왔다. 주로 사용되는 정류안테나는 크게 Dipole Antenna와 Micro-strip Patch Antenna이다.

다이폴 안테나의 경우 제작이 간단하여 다양한 구성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편파가 단일편파(수직 또는 수평)를 가지기 때문에 이중편파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제작 상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득은 다이폴이 약 2-3㏈ 정도이고 패치안테나가 4-5㏈정도이기 때문에 패치가 2배정도 이득이 높다.

구 분

다이폴 안테나

패치 안테나

크 기

크다

작다

무 게

가볍다

무겁다

편 파

선형

선형/원형/타원

이 득

작다

크다

제조 편리성

좋다

나쁘다

[무선전력전송용 정류안테나 특성 비교]

 

최근에는 패치와 다이폴 형태 이외에도 야기나 혼 형태의 정류안테나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지만 제작상의 문제라든가 비용 면에서 아직까지는 패치와 다이폴이 훨씬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용화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인 정류안테나의 기능은 전송된 마이크로파 전력을 DC 전력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변환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류안테나 소자의 개발은 무선전력전송을 위한 가장 기본이며 핵심이 되는 기술 중 하나다. 기본적인 정류안테나의 구조는 마이크로파를 받아들이는 마이크로스트립 패치 안테나와 임피던스 정합회로, 필터회로, 정류회로 등으로 이루어진다. 필터회로는 다이오드에서 발생하는 고주파가 다시 수신안테나에서 재 방사되어 다른 통신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것으로 임피던스 정합회로와 함께 구성해 준다.

정류안테나부분에서의 손실은 대부분 다이오드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정류안테나의 변환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류 다이오드를 잘 선택해야 한다. 과거에는 실리콘이나 게르마늄 다이오드를 주로 사용하였으나 최근에는 초고주파 특성이 양호한 갈륨비소(GaAs) 다이오드가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류안테나에 사용되는 정류 다이오드의 선택 기준은 큰 순방향 전류와 역내압을 가지는 다이오드를 선택해야 한다. 출력회로는 전원회로의 평활회로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커패시터와 전송선로를 이용하여 구성해 준다.

정류회로는 무선전력전송시스템의 수전부에서 RF-DC 변환을 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정류안테나에 적용되는 정류회로는 대부분 반파정류회로이며 이는 환경기준에 따라 전자파의 세기를 조절했을 때 전파정류회로에 비해 가격대 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통신용 정류회로에 사용되는 다이오드는 신호의 감도를 좋게 하기 위하여 역방향 바이어스 값이 작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무선전력전송에 사용되는 정류용 다이오드는 큰 역방향 전압과 스위칭 속도가 빠른 것을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반도체 기술의 발달로 ㎓대역에서 동작되는 정류용 다이오드가 많이 출시되고 있으며, 스위칭 속도를 고려할 때 쇼트키다이오드(GaAs Schottky-Barrier Diode)가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