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청문회…‘3일 청문회’‧‘자료 제출’ 두고 여야 공방 ...

이진숙 청문회…‘3일 청문회’‧‘자료 제출’ 두고 여야 공방
이 후보자 ‘정치 보복’ 발언으로 최 위원장과 설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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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하루 연장한 가운데 시작부터 이를 두고 여야 간 공방이 오갔다.

국회 과방위는 7월 27일 오전 11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사흘째 이어 나갔다. 과방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를 시작하며 “이례적인 3일 청문회”라고 인정하면서도 “자료 제출을 하지 않고 하루만 버티면 된다, 이틀만 버티면 된다, 오늘 후보자는 오늘만 버티면 된다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한 뒤 “인사청문회를 요식행위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관련 법을 뜯어고치겠다”고 강조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청문회가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자리인데 체력을 검증하는 자리로 변질되고 있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데 상임위가 열리는 이례적인 상황인데 여야 간사 협의가 없어 위법적인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책임을 따지겠다고 밝혔다.

이에 최 위원장은 “국회법에 따라 위원장으로서 적법하게 국회의장에게 허가를 득해 이 청문회를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관한 자료 제출을 두고서도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됐다. 인사청문회 첫날부터 이 후보자가 대전MBC 사장으로 재직 당시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한 자료 제출이 미비한 점을 여당에서 지적하자 최형두 의원은 “후보자를 두둔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후보자가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자료가 아니지 않느냐, 기관이 내야 하는 것이다. 그걸 지금 오늘 이야기해서 후보자가 안 냈다고 후보자에게 안 냈다고 뭐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하자 최 위원장은 “의사진행발언이 아니라 후보자 옹호 발언”이라며 발언을 중단토록 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가 3일 내내 얘기했던 업무추진비 카드 사용 기준과 원칙, 내규가 다 틀렸다. 횡령의 여지가 있고 그래서 저희가 끊임없이 검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노종면 의원은 앞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이훈기 민주당 의원에게 “언론노조와 한 몸”이라고 발언한 점 등을 들어 “여당 위원들에게 모욕적 발언을 앞서 하셨는데, 검증과 관련한 질문을 얼마나 하셨는지 여쭙고 싶다. 검증을 안 하고 청문회장에서 두둔만 한다면 그 대상과 한 몸으로 평가받을 수 있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몇십만 원으로 공직자들까지 날려버리는 그런 국힘 정권 아니냐”면서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서 심각성을 공감해 주시고 검증하려는 것에 태클이라도 안 거셨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여당 의원들이 검증을 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는데 저희가 검증하고 싶은 것은 공영방송 MBC가 얼마나 편파적으로 운영됐으며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그에 대한 적임자인지 검증하려는 것”이라며 “마치 여당 위원들이 일방적으로 후보자를 감싼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모욕적”이라고 반박했다.

여야 간 공방과 고성이 오가는 와중에 야당 위원들은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한 질의를 계속했다.

노종면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퇴근 과정의 식사 내지 음료 구매도 업무인가”라고 물었고, 이 후보자는 “본인 직책, 직분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답했다. 노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18년 1월 8일 대전MBC 사장직에서 사임한 날의 행적을 언급하며 “사표를 내고 집에 가는데 그때 먹는 밥이, 그때 마시는 커피가 어떻게 업무용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 후보자는 “1월 8일은 사직서를 제출한 날”이라면서 “제 해임 날짜는 서류상 1월 9일”이라고 업무용 사용이 맞다는 취지로 답했다.

최 위원장과 이 후보자 간 설정도 오갔다. 이 후보자는 2014년 MBC 파업을 언급하면서 “민노총 조합원들이 압도적으로 MBC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어제 어떤 의원님께서 민노총이 (전체 직원 중) 89%를 차지하는 이유가 뭐겠냐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에는 민노총 언론노조가 공정하고 공정해서라기 보다는 힘의 의한 지배라고 생각한다”면서 “민노총 언론노조의 상층부가 사실상 후배들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노총이라는 단체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근로자의 근로조건이나 복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노조라면 모든 국민이 수긍하겠지만 민노총이라는, 노동자의 정치 세력화를 원하는 그런 상급 기관에 소속돼있어야만 하니 의구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파업 기간 외부 채용한 기자들이 나중에 문재인 정권 때 어떤 취급을 받았느냐”며 2012년 MBC의 ‘안철수 논문 표절 의혹 보도’ 관련 기자를 해고한 바에 대한 의견을 묻자 “5년 전 기사를 꺼내서 징계를 하는 것이야말로 정치 보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저런 궤변은 처음 듣는다”면서 “현재 언론노조는 최문순 전 대표이사가 노조위원장 시절 정말 헌신적인 노력으로 언론인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키운 것”이라며 “그 역사가 차곡차곡 쌓여 조합원 89%이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사내에서 일어난 일을 두고 정치 보복이라고 하는 건 후보자의 뇌 구조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저의 뇌 구조에 이상이 있다는 발언에 사과를 요구한다”면서 “저의 뇌 구조에 어떤 문제가 있느냐”고 여러 차례 되물었다. 최 위원장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