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통위원장 “노영방송인 공영방송 구조 개혁할 것”

이동관 방통위원장 “노영방송인 공영방송 구조 개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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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취임식부터 공영방송을 향해 칼날을 세웠다. 이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공영방송을 노영방송이라 지칭하며 공영방송의 구조 개혁을 최우선과제로 내세웠다.

이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자유 민주주의 질서 속에서 보장된 언론의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며 “무책임하게 가짜뉴스를 확산시키거나 특정 진영의 정파적인 이해만을 대변하는 형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8월 16일 자녀 학교 폭력 관련 보도를 한 MBC를 향해 “언론의 본분을 망각한 채 자신의 입맛에 맞는 내용은 가짜뉴스도 증폭해서 보도하고, 불리한 내용은 자의적으로 왜곡 편집해 진실을 호도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특정 진영의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 성찰해 보길 바란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취임사에서도 동일한 단어 등을 사용해 공영방송을 저격했다. 이 위원장은 “그간, 공영방송은 상업적 운영방법과 법적 독과점 구조의 각종 특혜를 당연시하면서도 노영방송이라는 이중성으로 정치적 편향성과 가짜뉴스 확산은 물론 국론을 분열시켜온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며 “그동안의 공영방송 개혁 노력이 단순한 리모델링 수준에 그쳐왔다면, 이번 6기 방통위는 공영방송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선도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공영방송이 국민의 선택과 심판이라는 견제 속에 신뢰를 회복할 것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상식과 원칙에 비춰 공영방송의 구조를 개혁함으로써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것 △공영방송에 대해서는 서비스‧재원‧인력구조 등의 개편까지 아우르는 공적 책무를 명확히 부여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 이행 여부도 엄격히 점검해 나갈 것 등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언론현업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은 반발했다. 미디어기독연대, 새언론포럼, 언론개혁시민연대, 오픈넷, 자유언론실천재단,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기자연합회,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은 8월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이 이 위원장을 후보로 지명할 때부터 방통위는 방송장악위원회가 됐다고 선언했다”며 “이동관을 앞세운 방송장악위원회가 공영방송 해체와 민영화 시도, 무차별적 규제 완화를 통한 재벌 특혜 등으로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 자유를 흔드는 길목마다 우리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위원장을 향해 “당신이 갈 곳은 방통위가 아니라 여기서 멀지 않은 서울 구치소”라며 “지금이라도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정치권을 향해선 “지금 정치권이 할 일은 이동관을 앞세운 방송장악 기구를 막아세울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실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동의없는 16번째 장관급 인사인 이 위원장이 첫 출근을 했다”며 “공직자로서 일말의 자격도 없는 방송장악 기술자 앞에 꽃길을 깐 셈”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은 취임부터 ‘공영방송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말하며 공영방송부터 요리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보기에 흡족한 공영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속셈만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이 다가올수록 ‘땡윤뉴스’만 넘치고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 자명하다”며 “이 모든 책임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