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인사청문회, 정책 검증 뒷전…도덕성 검증 놓고 여야 신경전

유영민 인사청문회, 정책 검증 뒷전…도덕성 검증 놓고 여야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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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당초 4차 산업혁명과 가계 통신비 인하 등 정책 검증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도덕성 검증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7월 4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진행된 유영민 미래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도덕성 검증에 대한 여야 의원들 간 신경전으로 시작됐다. 자유한국당은 청문회 시작에 앞서 진행된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유 후보자의 자격 검증을 위해 ‘위장 전입‧세금 탈루‧ 자녀 취업 특혜’ 등 관련 의혹에 대한 자료 제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청문회 자리에서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도덕성 검증에 초점을 맞췄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앞서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등 인사 배제 5대 원칙을 밝혔는데 유영민 후보자는 이중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등에서 의혹을 받고 있다”며 “후보자 스스로가 모든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혹을 풀려면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자료 제출 거부 정도가 심하다”며 “자료 제출을 하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냐”고 물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노건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장남과의 유착 의혹을 지적했다. 강 의원은 “삼성이나 애플과 비교해보면 LG전자의 실적은 바닥을 기고 있는데 이렇게 어려워지고 있는 회사의 상무 출신에게 대한민국의 미래 먹을거리를 책임지라고 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왜 후보자가 미래부 장관으로 임명됐는지 답을 풀어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강 의원은 “노건호 씨가 LG전자에 입사했을 당시 후보자는 LG전자 상무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지 1주일 만에 (아들) 결혼식을 했는데 후보자도 결혼식에 갔고, 그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 아들 잘 좀 봐주십시오’ 하고 인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 후에 청와대에 들어간 적이 있죠?”하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결혼식장에 갔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다음에 식사나 한 번 하자’ 말씀하셨고, 주말에 청와대에 가서 식사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대통령이 직장 상사를 청와대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는 것이 잘한 것이냐”고 지적한 뒤 “이후 후보자가 소프트웨어진흥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 첫 공모에는 응시를 안 하고, 2차 공모 때 응모했다고 하는데 누구한테 연락을 받고 한 것이냐”며 전형적인 보은 인사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의원실 직원과 후보자 부인과의 대화를 녹음해 증거로 내밀었다. 민 의원은 “대화를 보면 ‘아이들 출근을 다 시키고 40분 거리를 이동해서 양평에 온다. 여기는 직장이다’ 라는 내용이 있는데 분명 거주한 것이 아니라 직장이라고 말씀하고 계시거든요. 직접 살고 있지 않으면서 전입신고를 해놓은 것 이게 바로 위장 전입”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보면 2010년 1000평 남짓의 토지를 추가 구입하셨는데 2017년 기준으로 보니 7년 동안 땅값이 약 2배 반 올랐다. 왜 올랐나보니 옥천리 소재의 부대가 터를 옮겼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알아보니 1000평 남짓의 규모는 여성이 일주일에 2~3번만으로 관리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라며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의혹에 유 후보자는 “1000평 정도의 밭에 매실이나 오디와 같은 과실수를 심었고 땅을 뒤집는 것과 같은 일은 저와 같이 했기 때문에 그 정도는 혼자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또 농사에 관심이 많아 농업대학에서 여러 가지 과정을 다 이수했다”며 부동산 투기와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유 후보자의 의견에 힘을 실어줬다. 고 의원은 “제가 받은 자료에 유 후보자와 부인인 최영자 님께서 2010년부터 옥천리 땅에 어떤 농사를 지었으며, 농약을 언제 줬는지 등이 빼곡히 적힌 영농일지가 있다”며 “최영자 님께서 농업협동조합, 농업대학에 다니면서 농사를 배웠는데 관심이 없다면 이렇게 했겠느냐. 옥천리 땅을 투기로 몰아가는 것은 현실을 전혀 모르고 하는 말이다. 직접 가보시고 말씀하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식의 인사 청문은 흠집을 내기 위한 신상털기에 다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사모님 통신사 내역을 자료로 제출해달라. 자료를 안 내면 의원들 입장에서는 이 분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자료를 안 낸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며 “통신사 자료만 보더라도 사모님이 주 2~3회 양평에 있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다른 장관도 아니고 미래 먹을거리와 관련이 있는 미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정책 질의에 집중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