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지상파 UHD로 본다

월드컵, 지상파 UHD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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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최진홍) 지상파 UHD와 브라질 월드컵이 만난다.

KBS와 SBS는 6월 28일부터 시작되는 브라질 월드컵 16강 경기를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실시간 UHD 실험방송으로 실시한다. 당초 UHD 생중계가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KBS와 SBS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고 전격적인 생중계 결정을 내린 것이다.

   
 

방식은 일본 소니가 현지에서 제작한 영상을 위성을 통해 전송받아 KBS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SBS 본사가 있는 서울 목동의 방송센터에서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지상파 방송사들은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UHD 실험방송에 돌입하며 순차적인 보편적 뉴미디어 플랫폼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BS와 SBS의 국제 UHD 실시간 생중계는 국내는 물론, 세계 방송사(史)의 일대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 6월 28일부터 시작되는 16강 경기를 지상파 UHD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는 가구는 지상파를 직접수신하는 가구만 해당된다.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실험방송의 일환으로 경기 중계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UHD 생중계는 KBS와 SBS는 물론, 지금까지 지속적인 UHD 발전을 추구한 LG전자의 역할도 크다. LG전자는 7월 1일부터 지상파 UHD 실험방송 수신을 위해 DVB-T2 송신규격에 대응하는 튜너 기능을 갖춘 동글을 무료로 배포한다. 해당 동글을 LG전자의 UHDTV에 꽂으면 브라질 월드컵은 물론, 이후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실험방송으로 중계한 인천 아시안 게임도 UHD로 시청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LG전자의 UHDTV를 보유한 시청자 중 수도권에 사는 사람은 7월 1일 동글 지원을 통해 7월 6일 현지시각 오전 5시에 시작되는 브라질 월드컵 8강을 UHD로 시청할 수 있다.

다만 홍명보 감독 및 다양한 스포츠 스타들을 내세운 삼성전자의 UHDTV에서는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할 수 없다. 지난 4월 삼성전자가 사후지원으로 45만 원 가격에 판매한 에벌루션 키트가 지상파 UHD 실험방송 전송방식인 DVB-T2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KBS, SBS의 지상파 UHD 생중계가 일본과 비교했을때 인프라적 측면에서 제도적 미진함을 보여주는 대목은 아쉽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생중계가 ‘세계 최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지만 일본도 우리와 같이 UHD 생중계를 함께 실시한다. ‘최초’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 게다가 일본은 UHD 표준에 있어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지상파 UHD 표준정합모델이 완비되지 않았다. 이는 전송방식 미결정에 이어 대한민국 지상파 UHD의 치명적인 제도적 미숙함이다. 당장 LG전자의 UHDTV만 시청이 가능한 우리와는 달리 일본은 모든 수상기에서 UHD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한편, KBS와 SBS의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브라질 월드컵 생중계를 일각에서는 해당 주파수의 치열한 할당전의 결론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분석해 눈길을 끈다. 이에 하재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정책실장은 “유료방송 중심의 UHD 정책 추진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사이, 이번 브라질 월드컵 지상파 UHD 생중계는 지상파와 유료방송의 기술적 격차가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이번 UHD 생중계가 실험방송으로 실시되는 700MHz 대역 주파수의 지상파 할당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