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두고 방송과 통신의 힘겨루기가 한창인 가운데 일각에서 주파수 공동 연구반이 해당 주파수의 방송 및 통신 연내 할당을 포기하고 그 외 영역의 주파수를 먼저 할당하기로 결정했다는 주장을 해 눈길을 끈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가동하고 있는 주파수 공동 연구반을 통해 잠정적으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보고, 지상파 UHD 실험방송을 연말까지 추진하고 UHD 콘텐츠 제작비를 지원하는 대신 그 반대급부로 해당 주파수의 할당을 연기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는 중이라고 밝혔다. 정리하자면, 700MHz 대역 주파수의 상하위 통신 할당 전제로 약 54MHz 폭 중 안전행정부에 12MHz 폭, 코레일에 10MHz폭을 우선 할당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러한 주장이 어느정도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몇 년을 끌어온 지지부진한 재난망 사업을 두고 비판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최근 세월호 참사 등 대형 재난 사고가 빈번해지자 안행부의 주파수 요구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사례를 들어 재난망에 필요한 주파수를 수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조금씩 동력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최성준 방통위 위원장도 해당 주파수로 지상파 UHD를 추진하려는 지상파에 대해 “주파수 할당에 대해서는 여유를 가지고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일각에서 제기하는 공동 연구반의 주파수 방송 및 통신 연내 할당을 부정하는 스탠스를 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4월 17일 한국통신학회가 해당 주파수의 지상파 UHD 활용 가능성을 부정하는 한편, 지상파 위성 UHD 및 주파수 보상경매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한 점도 이러한 분위기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한편 TTA를 통한 지상파 UHD 표준정합모델 추진이 6~7월 중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주파수 공동 연구반의 중간발표가 5월 말에 있을 것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이런 상황에서 700MHz 대역 주파수의 방송 및 통신 할당을 연내에 확정하지 않고, 그 외 영역을 조기에 할당하는 것은 패착이라는 지적이 많다.
비록 방통위 위원장 고시가 없어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에 의해 700MHz 대역 주파수 상하위 분할 할당이 해당 주파수를 잠식한 상황에서, 전파간섭을 고려하고 안행부와 코레일에 일부 주파수를 우선 할당하는 것은 남아있는 주파수를 무리하게 쪼갠다는 비판이다.
통신과 안행부, 코레일은 700MHz 대역 주파수 외 다른 영역에서 얼마든지 자신의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지만, 지상파 UHD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