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언론현업 단체들이 언론개혁 입법안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자들의 발언에 대해 비판하며 조속한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지난 7월 3일 KBS에서 진행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예비경선 토론회에서 최문순·이낙연·김두관 후보가 언론개혁을 위한 위원회 설치 등을 언급했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과 KBS본부(이하 KBS 새노조)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을 향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정상화’를 외치며 언론개혁 입법안에 대한 입장을 담은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토론회 중 최 후보는 이를 언급하며 “언론의 문제, 미디어바우처법 문제, 포털 문제, 고사 상태에 있는 지역언론 문제, 가짜뉴스도 심각한 상태에 있다. 굉장히 복잡하고 입체적 문제라 단번에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언론인 출신인 이낙연 후보와 김두관 후보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운영했던 미디어혁신위원회를 대통령이 돼 운영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 직속 미디어위원회를 즉각 구성하겠다”면서 공영방송의 소유 구조 개선, 언론 신뢰도 강화, 언론 산업의 지속 가능성 등 크게 3가지 문제를 다루겠다고 답했다.
김두관 후보는 “어떻게 보면 검찰개혁보다 더 중요한 게 언론이 바로 서는 게 아닌가 싶다”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우리 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법안을 냈으면 좋겠고, 저는 기획재정위원회에 있지만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5일 성명을 발표하고 “각자 10분이라는 제한된 발언 시간에도 불구하고 최문순, 김두관, 이낙연 후보가 언론개혁안을 언급한 것은 의미 있는 장면”이라고 평하면서도 “그러나 이런 약속은 이미 4년여 전 문재인 후보도, 지난달 민주당 송영길 당대표도, 민주당 미디어혁신특위 김용민 위원장도 언급한 공약”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8개월이나 앞둔 마당에 공영방송 시민참여 법안을 대선의 공약이나 대통령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언급하는 것은 8월로 다가온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이사 추천을 현행대로 추진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며 “결국 문재인 정부 아래서 공영방송에 대한 정치적 기득권 포기는 없다는 이른바 내로남불 선언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8개월 후에나 실행할지도 모르는 대선 공약이 아니라 지금 당장 실행이 필요하데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노조는 “시민참여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혁을 두고 당의 7월 임시회 처리와 예비후보들의 행보가 따로 간다면 집권 여당으로서의 직무 유기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언론개혁 입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KBS 새노조 또한 6일 ‘민주당 대선 주자들과 방통위, 공영방송 독립이라는 현실을 직시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미 한참이나 지체된 약속을 놓고, 정권 재창출 이후에나 해결할 문제인 것처럼 ‘다음에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할 거냐’며 서로 묻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과 약속한 개혁 과제를 쓸모없는 보따리 취급하며 내버려 둔 채, 미래를 먼저 약속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정상화 입법을 7월 국회에서 마무리하라”고 강조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해서도 국회 입법이 늦어지는 것을 이유로 공영방송 이사·사장 공모를 ‘기존 법’대로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 새노조는 방통위가 말하는 ‘기존 법’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이번에도 또다시 법에도 없는 정당 추천 이사 선임을 서둘러 강행하면서, 입법으로 논의되고 있는 국민 참여를 배제하려 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이를 심판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