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장악 방지, ‘구조 개선’과 ‘자기반성’ 함께 이뤄져야 ...

언론 장악 방지, ‘구조 개선’과 ‘자기반성’ 함께 이뤄져야
야3당 의원·언론시민단체, ‘언론장악공범 청산과 언론장악방지법 제정’ 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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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이를 견제하고 감시했어야 할 언론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런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구조의 개선과 언론인의 자기반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

야3당의 의원과 언론시민단체 4곳이 함께 주최한 ‘언론장악공범 청산과 언론장악방지법 제정’ 토론회가 12월 1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의 빠른 제정을 촉구함과 동시에 언론이 공권력에 장악되지 않고 주체성을 지킬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제도의 개선이었다. KBS, MBC 등 방송사의 이사진 선출과 사장 선임이 청와대와 여당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현재의 제도로는 제2, 제3의 언론 부역자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에도 수없이 지적됐던 사안으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KBS 사장 선임 시 이사진의 과반이 아닌 2/3 또는 3/4 이상의 찬성을 적용하는 특별다수제 등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에 포함돼 있지만, 국회를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수영 KBS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여당 신상진 위원장과 박대출 간사와 협상하겠다는 약속은 많이 했는데 그게 해결이 됐는가? 언제까지 협상이 안 된다는 이유를 댈 것이냐”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이 더욱 단호하고 강력하게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호찬 MBC 보도민실위 간사 역시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사장 선임에 반대하며 MBC 내부 구성원들이 겪었던 어려움을 토로하며 “우리가 쫓겨난 자리를 누군가가 채운다고 생각하면 저항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부당전보로) 기자, 아나운서로 뽑힌 사람들이 스케이트장을 관리하고 협찬 영업을 하는 일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내부 구성원에게 얼마나 더 저항을 요구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외부의 관심과 제도적 개선 없이 내부의 저항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심영섭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은 “방송이라 하기 어려운 시사 토크 프로그램들이 (종합편성채널에서) 갈수록 늘고 지상파가 그것을 따라 하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압박을 가할 수는 있지만 방송사 내부의 결정은 결국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도가 바뀌더라도 언론인의 자기반성이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일본 NHK의 경우 구조가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베 정권과 밀착된 보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법 하나가 통과되고 제도가 나아진다고 해서 모든 상황이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또한, 유 의원은 “언론의 자유는 시민들이 지켜나갈 때 가장 강고할 것”이라며 “제도권의 영역을 넘어 국민적 소통 구조를 만들고 청년 등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