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지상파 UHD 본방송 일정 전면 재검토해야”

언론노조 “지상파 UHD 본방송 일정 전면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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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SC 3.0 SFN의 안정성 위해선 필드테스트 기간 필요해
“당장 본방송 시작돼도 볼 수 있는 시청자도 없어”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오는 2월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을 앞두고 기술적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지상파 UHD 본방송 일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언론노조는 1월 16일 성명서를 통해 “아직 완성되지 않은 ATSC 3.0 표준, UHD 제작 지원 방송 장비 부족, 수신기 보급 차질 등 기존 계획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점이 다수 발생해 본방송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보다는 ‘온전한 UHD 서비스’ 달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기 성과주의 행정에 매몰돼 무리한 일정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지상파 UHD 본방송 일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1월 11일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 3사가 신청한 수도권 지역 지상파 UHD 방송국 신규 허가를 의결했다. 방송국 허가부터 본방송까지 3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이다. 이는 디지털TV(DTV) 14개월, DMB 9개월과 비교했을 때 터무니없이 짧은 기간이다.

방송사 관계자는 “처음 시도되는 ATSC 3.0 SFN 표준이 미확정돼 있기 때문에 전체 기능이 안정적으로 구동되는지 여러 번 확인해봐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방송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지상파 UHD 방송을 위한 필드테스트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SFN용 송수신 모듈은 정규 방송 적용 실적이 단 한 건도 없어 사고 발생 시 진단을 위한 측정 장치나 경험, 매뉴얼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는 곧 방송 사고가 날 경우 원인 파악이 단시간 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수 송신기 중 단 1대라도 오동작할 경우 해당 신호가 방해 전파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에 고장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선 그 외 송신기도 전원을 꺼야 한다. 현 상황에서 추가 필드테스트가 없다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당장 지상파 UHD 본방송이 시작돼도 볼 수 있는 시청자들이 없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월 말 UHD TV를 내놓다는 계획이지만 정확한 출시일이 언제인지 밝히지 않고 있고, 내장 안테나 부분에 대한 언급도 아직까지 없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사에서도 방송사 시스템 구축 완료 후 4개월 이상의 정합 및 필드테스트를 수차례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ATSC 3.0 표준이 아직 제정되지 않았으며 그에 따른 방송장비 미비로 2월 본방송의 안정성 담보가 어렵다는 내용을 의견서로 표명하였음에도 방통위원장과 상임위원들은 임기 안에 지상파 UHD 본방송을 시작하려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준비가 덜된 상태로 일단 시작하고 보자는 무리한 정책은 잦은 방송 사고 등을 야기해서 세계 최초 지상파 UHD 방송의 타이틀은커녕 오히려 시청자 불편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관계자는 “세계 최초 지상파 UHD 방송의 성공적 도입이라는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에 앞서, 불완전한 기술, 수신 환경 미비 등의 산적한 정책 상황을 인지한다면 지금이라도 시기를 재검토하여 완성도 높은 UHD 서비스를 이끌어주는 것이 규제 감독기구인 방통위의 올바른 행정일 것”이라며 “안테나 내장 방안, 공동주택의 수신 환경 마련 방안, UHD 콘텐츠 제작 지원과 장비 지원, 관련 인프라 투자, 전문 인력 양성, 대시청자 홍보 등 정책적으로 시급하게 처리가 필요한 이슈는 외면하고 본방송 일정만 고집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