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최진홍)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공영방송 KBS의 보도행태에 엄청난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KBS 이사회는 5월 28일 이사회를 열어 논란의 중심에 선 길환영 사장에 대한 해임을 논하기로 결정했으나 여야 7:4의 구조로 굳어진 이사진의 비율로 볼 때 길 사장의 퇴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자 제작거부를 통해 자신들의 뜻을 피력한 KBS 기자협회와 PD협회, 그리고 이미 파업을 결의한 KBS 양대 노동조합은 물론 각 직군별 협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본사 팀장급 이상 보직자들이 줄줄이 사퇴하며 길 사장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으나 KBS 이사진은 정치적 논리에만 함몰되어 공정방송을 위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비판하고 있다.
당장 5월 28일 KBS 이사회를 앞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또 한번 나섰다. 이들은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KBS 길환영 사장이 갈수록 추한 꼴을 보이고 있다. 상습적인 뉴스 개입과 청와대 눈치보기 등이 잇따라 폭로되더니 급기야 지극히 상식적인 조합원들의 퇴진 요구에 대해 생뚱맞은 ‘좌파 색깔론’까지 덧칠하고 나섰다”고 비판하며 “전국 1만2천 언론노동자들은 KBS 이사회에 엄중히 요구한다. 여당 또는 야당 추천 여부를 떠나 길환영 사장은 반드시 해임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
KBS 이사회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라
KBS 길환영 사장이 갈수록 추한 꼴을 보이고 있다. 상습적인 뉴스 개입과 청와대 눈치보기 등이 잇따라 폭로되더니 급기야 지극히 상식적인 조합원들의 퇴진 요구에 대해 생뚱맞은 ‘좌파 색깔론’까지 덧칠하고 나섰다. 그야말로 자기 한 몸 살고,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닭도 오리라 하고, 달을 보고도 해를 봤다고 할 기세이다. 그의 처신이 오죽 답답하고 옹색했으면,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보도국장이 권력 만을 추종해온 사장의 처신을 폭로하며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기까지 했겠는가?급기야 보도본부장마저 사장의 결단을 촉구하며 사실상 자리를 내놨고, 부장단, 그리고 팀장들마저도 줄줄이 보직 사퇴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도 아직도 오직 자리 보전에만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 딱할 지경이다. 자기 혼자 살기 위해서라면 체면이고 뭐고 모든 것을 다 내팽개치고 야반도주라도 할 사람으로 밖에는 보이질 않는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대표 공영방송사 사장으로 임명돼 그 동안 업무를 수행해왔는지 그저 기가 막힐 뿐이다.
이런 가운데 KBS 이사회가 지난 26일 길환영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상정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고, 오늘 중으로 길 사장에 대한 해임안 의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전국 1만2천 언론노동자들은 KBS 이사회에 엄중히 요구한다. 여당 또는 야당 추천 여부를 떠나 길환영 사장은 반드시 해임되어야만 한다. 길환영 사장은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사를 이끌 자격이나 역량도 없는 인물임이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다. 최소한의 도덕성은 물론 지도력마저 상실한 상태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길환영 사장이 이끄는 KBS’에 대해 전혀 신뢰를 주지 않고 있다. 사태가 이토록 엄중함에도 KBS 이사회 구성원들이 정파성 만을 내세워 길환영 사장에게 다시 한 번 면죄부를 준다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처하게 될 것임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온갖 오보와 왜곡 보도 만을 일삼아 온 언론에 대한 신뢰 역시 ‘기레기’라는 신조어까지 낳으며 땅에 처박힌지 오래된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방송을 정권의 홍보 수단으로 악용하고 통제해 온데 대해 분명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입장을 밝혀야 한다. KBS 길환영 사장에 대한 해임안 의결은 그 첫 번째 단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