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본부 “법적 책임 물을 것”
민주당 “대통령 브이로그된 KBS에 보이콧”
이동관 방통위원장 “박장범 앵커 사과에 눈물 흘린 시청자 많았다”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박민 사장 취임 이후 KBS가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에 놓였다. 박 사장은 취임 즉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불공정‧편파 보도에 대해 사과한 뒤 임원 임금 삭감 등 자구책을 제시하며 방만 경영을 타파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즉각 반발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박 사장 취임 후 벌어진 프로그램 폐지, 앵커 교체 등 일련의 사건들을 거론하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여기에 시작부터 낙하산 사장이라며 박 사장 임명에 반대의 뜻을 밝혀온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무도한 언론 탄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당분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1월 20일 박 사장 취임 이후 KBS의 공정방송을 위한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며 현 상황을 고발하고 법적인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강성원 언론노조 KBS본부 본부장은 “박 사장 취임 이후에 주요 프로그램의 MC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도 없이 줄줄이 하차 되는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제작진과 협의 또는 논의를 거치도록 돼 있는 여러 규범들과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투쟁을 통해서 만들어오고 쌓아왔던 KBS의 자산이자 공정방송을 위한 최소한의 시스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역할을 하도록 만든 마지막 보루가 지금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서 어떤 것이 법률 위반 행위인지 조목조목 밝히고, 앞으로 이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끝까지 물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노동소송 전문가인 김기덕 법무법인 새날 대표 변호사는 “폐지된 주요 프로그램들의 제작진을 보면 하나같이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이”이라며 “이런 것들이 노조법에서 주장하고 있는 노조의 조합원에 대한 어떤 불이익 처분 그리고 이제 조합 활동에 대한 지배 개입 이런 것들이 충분히 가능해 노조법 81조에서 규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언론노조 KBS본부는 21일 서울남부지검에 방송법 위반 혐의로 박 사장을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고발 및 특별근로감독 요청을 진행할 예정이고, 서울행정법원에도 단체협약 이행 가처분을 신청할 계획이다.
내부의 반발 못지않게 외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연일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을 통해 “박 사장 취임 이후 정권의 나팔수로 변질된 KBS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며 “대통령 브이로그로 전락한 KBS 보도에 더 이상 수신료를 납부할 이유가 없다며 보이콧에 나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 대변인은 “정권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인기 프로그램을 야반에 폐지하고, 앵커를 교체하는 등 박 사장 스스로 수신료의 가치를 땅에 떨어뜨렸으니 당연한 결과”라며 “수신료 보이콧 운동과 시청자 청원은 KBS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께서 박 사장에게 보낸 해고 통보”라고 말했다.
반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장범 앵커가 KBS의 불공정 편파 보도에 대해 사과할 때 눈물 흘렸다는 시청자들이 많다”며 박 사장의 행보를 두둔했다. 이 위원장은 “정권 편을 들라는 게 아니다. 공정하게, 비판할 건 하면서 공영방송의 위상을 지키라는 것”이라며 “김만배 조작 인터뷰를 내보내고도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았는데 영국 BBC였으면 사장부터 총사퇴했을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