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8VSB 허용은 안될 말”

양문석, “8VSB 허용은 안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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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재승인 심사를 앞둔 종합편성채널에 대해 “특정한 이데올로기를 덧씌우는 방식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사람들을 현혹하는 엉터리 방송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한편, 케이블 MSO에 대한 8VSB 허용에 대해서도 “이경재 위원장이 지상파에 도입된 8VSB 전송 방식을 연내에 해보겠다고 얘기했는데 안될 말이다. 종편에 또다시 ‘애정의 메시지’를 던진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방송기술저널 DB]

11월 28일 양 위원은 서울 과천 정부청사에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정한 듯 개국 2주년을 맞은 종편에게 쓴소리를 쏟아 내었다. 이에 양 위원은 최근 종편의 보도 방향에 대해 “상식을 뒤집는 얘기를 아무런 근거 없이 하고 있다”고 단언하는 한편, 종편으로 인한 광고시장 혼란과 정치적 편향성 문제, 종편의 사업계획 변경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여기에 종편이 실패했다는 전제로 그 책임소재를 “1차적으론 당시 집권층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며, 그 집권층이 파견한 정무직들도 2차적 책임이 있다”는 발언을 하며 “종편 도입에 찬성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이경재 위원장도 지금 자리에 가기까지 종편으로부터 도움받은 걸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유감 표명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는 주장도 펼쳐 눈길을 끌었다.

또 이경재 방통위 위원장의 경우 “종편 선정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마지막 고리를 푸는 데도 큰 역할을 해야 할 분이다. 재승인 문제에서도 이 위원장의 방송정책에 대한 합리성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언급도 했다. 케이블 MSO에 대한 8VSB 허용이 사실상 종편에 대한 특혜라는 인식에도 힘을 실었다. 이에 양 위원은 최근 이경재 방통위 위원장이 8VSB 허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애정의 메시지’라는 노골적인 단어로 치부했다. 사실상 또 다른 특혜의 연장선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8VSB 허용은 방송산업발전의 관점은 물론, 중장기적인 콘텐츠 시장에 있어 심각한 악재로 꼽히고 있다. 특정 사업자의 혜택을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 짝퉁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는 비판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8VSB 허용은 사실상 케이블 MSO의 다채널 서비스라는 점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근간을 흔드는 시한폭탄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양 위원의 인터뷰는 이러한 지나친 특혜를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양 위원은 “종편은 비판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활용의 대상이라는 측면을 견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로 비정상 보도를 이어가는 종편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으며 종편 승인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두고 지극히 “요식행위였다. 사업자 개수, 줄 놈 정해놓고 구색 맞추기를 한 셈이다”고 비판했다. 또 양 위원은 종편 개국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최시중 전 방통위 위원장의 체제를 ‘신정 정치’라고 정의하기도 했으며 종편의 의무재송신 사안도 과도한 특혜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마지막으로 양 위원은 “현재 2개 정도의 종편은 시장에서 퇴출돼야 한다”는 말로 소문만 무성한 종편 퇴출 시나리오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