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없이 보는 3D”

“안경 없이 보는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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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3D TV가 또 다른 도약의 기회를 잡을 것인가. 영화 아바타이후 대중화된 3D 영상은 별도의 안경을 착용하고 봐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점차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고 사양산업으로 치부돼 왔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무안경 3D 기술이 개발되면서 3D 산업이 다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기업 바이널아이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손잡고 국내 최초 36시점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맨눈으로 보던 3D 영상은 사전에 3D 효과를 덧입힌 영상들을 재생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이번에 바이널아이와 ETRI는 유니티 3D 기반 CUDA 다중화 모듈의 GPU 텍스쳐 기술을 활용해 4K의 개별 영상 36개가 실시간으로 렌더링되는 개발에 성공했다. 이로써 여러 관람객이 실제 물체가 앞에 놓여있는 듯 각자 사물의 다양한 면을 동시에 볼 수 있게 됐다.

앞서 올해 초에는 3D 전문기업인 쓰리디팩토리가 무안경 3D 홀로그램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2D 기반의 영상 장치를 이용하는 기존 홀로그램은 허공에 투영되는 홀로그램 영상도 종이판처럼 보이는 이른바 카드보드 현상(Cardboard Effect)’이 발생해 가까이에서 보면 볼륨감이나 심도감이 없어 실감나는 영상을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쓰리디팩토리가 개발한 무안경 3D 홀로그램은 사람 대신 화면에 안경 씌우는 방법으로 기존 홀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입체적인 영상 기술을 구현한다.

3D TV의 가장 큰 단점이 안경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안경 3D 기술 개발은 관련 업계에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제조업체에서도 더 이상 3D TV를 내놓지 않으면서 3D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지만 3D TV가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홀로그램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고, 무안경 3D 기술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어 아직은 사양산업이라는 평가가 이른 것 같다며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콘텐츠다. 콘텐츠 부족 문제는 전용 안경을 껴야 하는 불편함과 함께 3D 인기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일반 프로그램에 비해 2~3배의 제작비가 투입돼야 하고, 제작기간 역시 2~3배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3D 콘텐츠 확보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기존 3D TV 콘텐츠를 안경 없이 볼 수 있도록 변환시키는 작업도 아직까지 고가여서 가격적인 측면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무안경 3D 기술이라는 역습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3D 산업에 대한 회의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