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지상파에는 미래가 없다”…학계도 동의?

시민단체, “지상파에는 미래가 없다”…학계도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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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는 매서웠다. 지상파 디지털 전환 정국에서 방통위와 함께 지상파 방송사의 태도에도 맹비난을 가했다.

   
 

20일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긴급진단:미래방송 지상파 방송이제는 길을 찾자] 세미나 에 참석한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현수막에 쓰여진 긴급진단이라는 단어를 가리키며 현재 긴급진단을 할 정도의 위기상황은 지상파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노 사무국장은 수신료를 받는 KBS는 양호한 편이지만 SBS를 비롯한 지역민방의 디지털 전환 대비 송중계소 구축은 너무 더디다고 혹평했다. 또 그는 지상파의 위기는 스스로 초래한 것이다. 최근  발표한 직접수신환경 실태 조사는 처참한 수준이었다. 이대로는 대혼란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노 사무국장은 다른 토론 패널들이 제기한 아날로그 순차종료의 문제점과 유료방송 위주의 방통위 정책결정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그러나 그 책임 소재는 방통위는 물론 지상파 방송사도 마찬가지다라는 주장을 펼쳐 세미나에 참석한 지상파 방송 패널과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노 사무국장은 지금 법적인 문제로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당장 디지털 전환은 닥쳐오고 있으며 지금 빨리 할 수 있는 일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석현 YMCA 팀장도 노영란 사무국장과 대체로 비슷한 태도였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를 향한 공세의 수위는 더 강했다. 그는 현재 디지털 전환 사업은 아날로그 종료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전제한 뒤 “700MHz 대역 주파수를 방송에 할당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한다는 깜짝발언을 했다. 최 팀장은 그 이유로 지상파 방송은 과거에도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고, 지금도 그러고 있으며 미래에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이제 디지털 전환이 100일 남았다고 시끌벅적한 선포식이 있을 것 같은데 이는 자화자찬일 뿐이다고 전하며 수도권 위주의 디지털 전환 정책에, 10%를 위한 디지털 전환 정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은 제대로된 HD 방송도 못하고 있다. 그런데 무슨 700MHz 대역 주파수를 통한 미래방송을 말하는가라고 강한 어조로 날을 세웠다.

이런 기조는 학계에서도 감지되었다.

 

   
 

토론에 나선 윤석년 광주대학교 교수는 방통위의 디지털 전환 홍보 의지 실종과 주먹구구식 전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방통위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아날로그 순차종료에 대해서도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혹평했으며 지금이라도 올바른 디지털 전환 정책을 추진하려면 현재의 대선 정국을 활용해서라도 반드시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방통위는 현재 사업자간 이해조정 기능과 시청자의 편익을 추구하는 기능 중 시청자의 편익 기능을 포기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윤 교수는 지상파의 무료 보편 서비스를 추구하는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를 위한 방통위의 전향적인 결정이 필요하며 지상파 방송사도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미래 미디어 청사진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이 실패하면) 지상파 방송사는 취약한 매체가 될 확률이 높다. 지상파의 틀이 마련되지 않으면 지상파는 MSO에 의해 역전될 확률도 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김경환 상지대학교 교수의 수위는 윤석년 교수보다 더 높았다. 김 교수는 우선 디지털 전환이 야기시키는 재산권 침해를 우려하며 이에 대한 전향적인 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700MHz 대역 주파수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일정정도 선을 그었다. 하지만 김 교수의 발언 핵심은 지상파 방송사의 내부의견 미정리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김 교수는 700MHz 대역 주파수와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에 대해 지상파 내부에서도 의견통일이 안되어 있는 것이 문제라며 내부 구성원들도 기술파트가 아니면 해당 사안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큰 판에서 보면 이는 아주 심각한 문제다라고 전했다. 방송사의 내부정리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실제로 방송사 내부에서는 직접수신률이 떨어지면 CPS 수익이 올라가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에 이로운 일이라는 논리를 펼치는 이들도 적잖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또한 그는 700MHz 대역 주파수를 지상파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설득력있는 논리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