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방송사에 약인가 독인가?

스마트폰은 방송사에 약인가 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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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을 기점으로 삼성의 갤럭시S가 출시 되면서, 그동안 아이폰으로 대변 되던 스마트폰 시장에 일대 파란이 일어났다. 마침 지상파 방송사 사원들의 핸드폰 교체를 시작하면서, 그러한 파란은 이제 방송사 내부까지 피부로 와 닿게 되었다. 일부 지상파 방송사는 SKT KT의 앱스토어 시장에 인기프로그램 VOD를 내놓고 팔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나타난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 아닐까 한다.

우선 KBS, MBC에 공통적으로 고가의 선호대상으로 대량 지급된 삼성의 갤럭시S를 보자. 출시 된지 한달도 되지 않아서, 수퍼 유저 계정을 여는 루팅(Rooting, 안드로이드 리눅스 커널의 루트 사용자 계정을 연다는 뜻에서 루팅으로 불리며, 이것을 하면 안드로이드폰의 보안은 깨짐)이 이뤄졌고, 곧바로 메모리 파일 시스템 부조화로 인한 속도 저하가 알려지면서, 국내외 열혈 해커들의 주요 공략대상 되어버렸다(주요 활동 웹사이트에는 XDA Developer와 맛클 등이 있음). 덕분에 현재 인위적인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CPU 오버클럭킹과 루팅은 원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개방이 되었다. 이런 현실이 시사하는 점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제공한 구글이 무책임하게도 자신만의 서비스 확대와 사용자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시장과 기기의 모든 제어권을 공공연하게 노출하여 개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안드로이드 마켓엔 해커가 개발한 툴도 유료로 판매되며, 이것도 무료로 추출되어 웹을 통해서 무한 복제가 일어나고 있음) 오래 전에 PC가 보급될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 되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운영체계에 대한 유인책으로 불법복제를 고의적으로 방관했다. 요새 만들어진 조어로 프리미엄 (Freemium, 공짜로도 주면서, 일부 기능을 더한 것을 유료로도 파는 마케팅 전략)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특별하게 DRM(Digital Right Management, 디지털 저작권 관리 기능) 같은 저작권 보호장치를 갖추고 있어도,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확장자 APK, Android Package)이 백업 상태로 추출 되어서 인터넷 상에 연결된 PC를 통해서 무제한 무료로 배포되어 설치될 수 있으며,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의 콘텐츠도 완전히 재생과 복제가 개방된 상태로 유통과정을 붕괴시키고 있는 것이다. 애플이 자사의 시스템을 통해서 더욱 견고히 하고자 했던 폐쇄성과 완전히 상반되게 구글은 완전 개방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이러한 경영철학과 운영방침은 카피레프트로 대변되는 유튜브의 초기 운영방침과도 일맥상통하다.) 삼성의 입장 또한 애매한 것으로, 자사의 콘텐트 매출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에서 하드웨어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 콘텐트 사업자에겐 한마디로 이러한 플랫폼의 등장 자체가 재앙이며, 시장과 기술의 와해로 대변되는 극한 상황인 셈이다. 사용자들에게 안드로이드와 같은 스마트폰 운영체계가 매력적으로 각인되는 이유는 철저한 개방성에 있다. 안드로이드는 무료로 배포되고 있고, 리눅스 커널에 기반하여 GNU 라이선스에 따라서 소스가 공개된 지적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일부 현장에선 스마트폰 덕분에 근무시간에 딴 짓을 한다고 관리자들이 스마트폰을 사용 못하게 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러한 웃지 못할 해프닝의 전말은 저작권과 그 관련 산업에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reative Commons, 창조적 공공재) 운동으로 널리 알려진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ng, 스탠퍼드 로스쿨 교수)의 인용문에 따르면, 옛날 비행기가 처음 등장하였을 당시 땅의 소유권은 영공, 우주까지 무한확대되는 개념의 소유권 개념이 우세하여, 자기 농장의 닭이 비행기 항로 근처에서 소음으로 집단 폐사한 미국 농부가 소송을 했으나, 기술의 발전에 의한 미래 인류공영을 염려했던 판사들은 비행기의 손을 들어줬다. 그것이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미래를 향한 진취적인 한걸음인 것이다. 기술적 발전에 기반하여, 거침없이 시장에 유포되고 있는 새로운 사용자 환경이 가져올 변화는 이제 돌이킬 수 없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가장 쉽게 눈에 띄는 변화는 TV와 라디오 이용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점일 것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롱테일의 한귀퉁이에서 파편화 된 우리는 이제 삶이냐 죽음이냐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남 표 MBC TV 중계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