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2025년 을사년(乙巳年)도 어느덧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25년은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선언 이에 따른 탄핵소추로 혼돈에 싸여 있던 대한민국은 올해 6월 이재명 정부의 출범과 함께 정상화의 단추를 끼우기 시작했다. 방송계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하는 방송 3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방송통신위원회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 등 변화를 위한 기초를 다지는 시기였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도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에 본지에서는 2025년 방송계 주요 이슈들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의 일들을 월별로 정리하며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10월
– 방통위 폐지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10월 1일 공식 출범
방송통신위원회가 17년 만에 폐지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10월 1일 공식 출범했다. 이는 9월 30일 국무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의결‧공포된 데 따른 것이다. 방미통위는 대통령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위원장과 부위원장, 상임위원 1명, 비상임위원 4명 등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2명을 지명하고 여당 교섭단체가 상임위원 1명을 포함한 2명을 추천하며 야당 교섭단체가 상임위원 1명을 포함한 3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위촉한다. 합의제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회의는 4명 이상 위원의 출석으로 열리고,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방미통위는 기존 방통위 기능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맡고 있던 IPTV, 케이블 인허가, 뉴미디어‧디지털 방송 정책 등의 업무가 이관돼 방송‧미디어 관련 정책을 총괄한다.
–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2025년 3분기 방송기술인상 시상식 개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10월 1일 오전 11시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 10층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의실에서 2025년 3분기 방송기술인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올해 3분기 방송기술인상 수상자는 △아리랑국제방송 김재희 △EBS 김진호 △SBS 김태식 △YTN 박주미 △CBS 부산기술국 △MBC 송호철 △cpbc 이재아 △KBS 조기근 △tbn 최정철 △KBS 하종진 (가나다순) 등이다. 방송기술인상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소정의 상금이 지급된다.
– KOC 2025 개최…“AI가 만드는 지속가능한 방송 생태계”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KOC 2025를 10월 30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개최했다. 이번 KOC 2025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진행됐다.
KOC는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Korea Broadcasting Engineers & Technicians Association, KOBETA) Conference의 준말로, 기술 발전에 따른 미래 사회의 변화를 가볍게 ‘콕’ 찍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미디어 전문 컨퍼런스다.
첫 강사로는 EBS ‘취미는 과학’, tvN ‘문제적 남자’, 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 등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과학커뮤니케이터 항성’ 강성주 박사가 나섰다. 강 박사는 ‘AI, 방송의 넥스트 프론티어_지속 가능한 생태계의 변화’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두 번째 강연은 변호사 겸 작가로 활동하면서 JTBC ‘상암동클래스’ 및 ‘시청자의회’, KBS ‘생생 라디오매거진’ 및 ‘시사본부’, MBC ‘라디오 북클럽’ 및 ‘탐나는 TV’ 등 방송 활동도 활발한 정지우 변호사가 맡았다. 세 번째 강연자로는 박주용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가 나섰다. 최근 ‘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포스트 AI 시대, 문화물리학자의 창의성 특강’ 책을 펴낸 박 교수는 이번 KOC에서 ‘미래는 (자동)생성되지 않는다_인간의 창의성, AI, 그리고 문화의 미래’를 주제로 이야기를 전했다.
11월

– KT, 지난해 악성코드 감염 알았다…정부 “엄중 조치”
KT가 지난해 악성코드 감염을 발견하고도 정부에 신고하지 않은 채 자체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11월 6일 ‘KT 침해사고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KT는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성명, 전화번호, 이메일, 단말기 식별번호(IMEI) 등의 정보가 담긴 서버 43대가 BPF도어와 웹셸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자체 파악했지만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BPF도어는 은닉성이 강한 악성코드로 올해 초 불거진 SK텔레콤 해킹 사건에서도 큰 피해를 준 악성코드다. KT가 이 같은 사실을 밝히지 않으면서 SK텔레콤 사태 이후 당국이 실시한 해당 악성코드 감염 여부에 대한 업계 전수조사에서도 이 사실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BroadcastTechCON2025 열려…“AI, 미래를 ON AIR”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11월 13일 오전 10시 서울 코엑스 3층 컨퍼런스룸 E4홀에서 ‘BroadcastTechCON 2025’를 개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한국전파진흥협회(RAPA), 한국전자파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전파방송산업진흥주간’의 전파산업컨퍼런스 중 하나로 열린 BroadcastTechCON 2025는 ‘AI, 미래를 ON AIR’를 주제로 산‧학‧연 전문가들이 모여 생성형 AI 시대 방송 미디어 산업 동향을 살펴보고 새로운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 KBS, ‘멀티플랫폼 통합주조 구축사업 착수 발표회’ 개최
KBS는 11월 14일 본사 내 통합주조 예정 공간에서 ‘멀티플랫폼 통합주조 구축사업 착수 발표회’를 열고, 미래형 방송 송출 체계 전환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KBS는 “이번 사업은 지난 2007년 HD 주조 시스템 도입 이후 급격히 변화한 미디어 환경과 UHD·모바일 방송 시대 기술 수요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혁신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KBS는 기존의 지상파 중심 송출 체계를 멀티플랫폼·All-IP·AI 기반 통합 송출 인프라로 전환해, 시청자가 어떤 플랫폼을 이용하든 고품질 방송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2월
– 2025 방송기술대상 시상식 성황리에 끝나…대상에 MBC 안경찬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12월 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글래드호텔 여의도 LL층 BLOOM HALL에서 ‘2025 방송기술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흥보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상근부회장, 김민중 KBS 기술본부장, 이희석 MBC 방송인프라본부장,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 회장 등 내외빈을 비롯해 방송기술인 150여 명이 참석했다.
영예의 대상은 MBC 안경찬 씨가 차지했다. MBC 인프라본부 IT솔루션팀 소속인 안 씨는 AI 기반 차세대 방송 시스템 구축을 선도하며 AX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기획‧개발해 방송 제작 전 영역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공영방송의 AI 기반 혁신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방송 환경 구축에 기여한 부분을 인정받았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함께 오는 202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하는 NAB 참관 특전이 주어졌다.
한편 방송기술대상은 1988년 제정한 이래 해마다 진행하는 행사로, 국내 방송기술의 발전에 공헌하고 기술 정보 교류를 활성화하는 등 방송기술인의 자긍심을 크게 높인 이들에게 수여되는 방송기술 분야에서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버추얼 산업 육성 위한 MOU 체결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버추얼 프로덕션 산업 육성과 방송 영상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방송기술인연합회와 콘진원은 12월 3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스튜디오큐브에서 열린 ‘버추얼 스튜디오’ 개관식 자리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버추얼 프로덕션 산업과 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방송기술인연합회와 콘진원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버추얼 프로덕션 산업 육성을 위한 제작 기술 교류 프로그램 공동 개최 △방송 영상 산업 종사자의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각 기관 보유 네트워크 및 노하우 정보, 인프라 등 연계 활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청도문화관광융합발전그룹과 융합 콘텐츠 위한 MOU 체결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청도문화관광융합발전그룹이 방송기술 및 융합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방송기술인연합회와 청도문화관광융합발전그룹은 12월 4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TS-6에서 ‘방송기술인연합회-청도문화관광융합발전그룹 상호 협력 증진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갖고 방송기술 및 융합 콘텐츠 분야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양 기관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방송기술 및 융합 콘텐츠 관련 교육, 세미나, 포럼 공동 개최 △전문 인력 및 기술, 장비 등의 교류 협력 △국제 교류 및 공동 연구 프로젝트 진행 △콘텐츠 제작, 유통, 기술 지원과 관련한 공동 사업 추진 △기타 상호 협의한 분야에서의 협력 활동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 류신환 방미통위 비상임위원, 12월 5일부터 위원장 직무대행 시작
류신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비상임위원이 12월 5일 업무 시작과 동시에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류 신임 위원은 1972년 대구 출생으로 경기고, 서울대 공법학과를 거쳐 서울대 법과대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사법연수원 30기 출신이며 현재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류 신임 위원의 임기는 이날부터 오는 2028년 12월 4일까지다.
류 신임 위원은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 후보자가 임명되기 전까지 위원장 직무를 대행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11월 28일 방미통위 위원장으로 김종철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대통령 몫의 비상임위원으로 류신환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를 각각 지명‧위촉했다.
–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제30대 회장에 MBC 장익선 당선
제30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에 장익선 차기 MBC 방송기술인협회 회장이 당선됐다. 방송기술인연합회는 12월 11일 한국전자투표를 통해 30대 연합회장 선거를 진행한 결과 장익선 차기 MBC 방송기술인협회 회장이 98.36% 찬성으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임기는 2026년 1월 1일부터 2년이다.
이날 전자투표는 대의원 정수 79명 중 61명이 참여해 77.22%의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찬성 98.36%(60표), 반대 1.64%(1표)로 장 후보자의 차기 회장 당선이 확정됐다.
장 차기 회장은 2003년 MBC 입사 후 MBC 방송기술인협회 홍보국장, 한국방송조명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홍익대학교 영상대학원 강사를 거쳐 현재 인덕대학교 방송영상미디어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앞서 방송기술인연합회는 회칙 제30조에 의거 운영위원 3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 입후보한 장 후보자를 공고하고, 11일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 정부, 쿠팡 개인정보 유출 범부처 TF 구성
정부는 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사태로 국민적 불안이 확대되는 상황을 우려해 조속한 해결을 위한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고 12월 18일 밝혔다.
앞서 쿠팡은 11월 29일 입장문을 통해 11월 18일 약 4,500명의 고객 계정과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된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이후 전수 조사 결과 지난 6월 24일부터 11월 8일까지 약 3,000만 개 이상 계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쿠팡이 처음부터 개인정보 유출이 아닌 노출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청문회 자리에도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대신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외국인 2명을 대표로 내보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에 개인정보 ‘노출’ 통지를 ‘유출’ 통지로 수정하고, 유출 항목을 빠짐없이 반영해 재통지하라고 요구했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김범석 의장을 비롯한 청문회 불출석 증인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 김종철 초대 방미통위원장 취임
김종철 초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12월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4층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 자리에서 방송미디어의 공정성을 헌법적 가치 위에서 재정립하고, 낡은 규제의 틀을 혁파해 규제와 진흥의 조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헌법학자 출신인 김 위원장은 직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헌법적 가치를 거듭 강조한 뒤 “방송은 민주적 여론 형성의 장으로, 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되 자유가 방종으로 흐르지 않도록 자율과 책임의 균형을 추구하겠다”며 “방송이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도구가 아닌 사회통합의 용광로가 될 수 있도록 엄격한 규율과 함께 공적 책임에 걸맞는 지원을 병행하겠다”고 했다. 또 “방송과 통신, 플랫폼에 각기 다른 규제가 적용되는 비대칭 규제의 모순을 해결할 필요가 있고, 혁신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사전 규제는 과감히 철폐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