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어가고 있다. 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만난 청룡의 해로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의미했지만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선언, 이에 따른 탄핵소추로 대한민국은 여전히 혼돈에 휩싸여 있다. 그 어느 해보다도 다사다난했고, 사회 전반에 불확실성이 심화된 해였던 만큼 방송‧미디어 업계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 이에 본지에서는 올해 방송‧미디어 주요 이슈들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의 일들을 월별로 정리하며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송년특집①에 이어)
4월
– YTN 신임 사장에 김백…취임하자마자 “편파‧불공정 보도로 신뢰 잃어” 대국민 사과
YTN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김백 전 YTN 총괄상무가 선임됐다. 김 사장은 취임 후 4월 3일 방송을 통해 “일부 편파‧불공정 보도로 국민 여러분을 불편하게 했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사장의 대국민 사과는 지난해 11월 취임 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던 박민 KBS 사장의 행보와 비슷하다. 박 사장은 취임 이틀째인 11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KBS가 불공정‧편파 보도로 공영방송의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하고 국민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사과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김 사장의 대국민 사과 직후 성명을 통해 “대국민 사과라고 하지만 실상은 용산을 향해 엎드린 것”이라며 “30년 YTN 역사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날”이라고 비판했다.
– BBC도 주목한 한국의 개표방송…“드라마 같은 한국 선거의 밤”
압도적 그래픽으로 BBC마저 국내 개표방송에 주목했다. 영국 BBC는 4월 10일 ‘이것은 K-그라마인가? 아니다. 한국 선거의 밤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국내 선거 개표방송이 드라마처럼 흥미롭다고 보도했다. BBC는 “오늘 밤 한국에서 TV를 켜는 사람은 누구나 국회의원 후보가 멜로 드라마에 출연한 모습, 할리우드 유명 장면처럼 기차에서 싸우는 모습, 혹은 랩 배틀을 벌이는 모습과 같은 흥미진진한 시청 경험을 선택할 수 있다”며 “방송사는 대중문화, AI 그리고 화려한 그래픽을 활용해 시각적이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 AI부터 NEXTGEN TV까지 아우른 NAB Show
챗GPT 등장 이후 전 세계 모든 산업을 생성형 AI가 휩쓸고 있는 가운데 4월 13일부터 17일까지 열린 세계 최대 방송 장비 전시회인 2024 NAB Show에서도 AI가 최대 화두였다. 특히 올해는 기조연설부터 컨퍼런스까지 방송 미디어 산업에서의 AI 적용 및 활용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됐다. NAB Show에서 발행하는 Daily News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을 비롯한 전 세계 여러 방송사가 워크플로 전반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지역 라디오 방송사에서 AI를 DJ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례를 두고선 ‘결국 스테이크에 소스를 더하는 것’이라며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도구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가구의 최소 75%가 시청할 수 있는 상황에 도달한 NEXTGEN TV도 방송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NEXTGEN TV는 미국의 차세대 방송 표준 ATSC 3.0을 기반으로 한 방송으로 우리나라 UHD 방송과 맥을 같이 한다. 기존 무선 주파수 방식에 인터넷 프로토콜을 더해 UHD 방송, 5G 연동 서비스가 가능하고 재난방송에서도 탁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 야8당, 언론시민‧현업단체 “22대 국회 1호 입법은 방송3법”
야8당과 언론시민‧현업단체 등은 4월 24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참석 행사에서 발언하려는 시민의 입을 틀어막는 등 윤석열 정권이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법 제도 확립을 위해 방송3법을 제22대 국회 1호 입법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검찰, 유시춘 EBS 이사장 사무실 압수수색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4월 30일 유시춘 EBS 이사장 사무실을 ‘법인카드 사적 사용에 따른 업무상 배임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EBS 창사 이래 검찰의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관계자는 “EBS 이사장의 개인적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를 위한 것으로 EBS의 업무나 방송, 보도 활동에 대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는 “EBS에 대한 폭거이자 현 정권이 강행해온 공영방송과 언론장악 시도의 연장선상이라 규정한다”고 비판했다.
5월
– “Spark Your Creativity”…KOBA 2024, 성황리 개막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한국이앤엑스가 공동 주최한 국내 최대 방송 전시회인 제32회 국제 방송‧미디어‧음향‧조명 전시회(The Korea International Broadcasting, Media, Audio & Lighting Show, KOBA 2024)가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A, C, D홀에서 개최됐다. ‘Spark Your Creativity’라는 주제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 AI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이 방송 미디어 산업을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지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는 평이다. 21일 오전 11시에 코엑스 A홀 앞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 실장, 박민 한국방송협회 회장(KBS 사장), 안형준 MBC 대표이사 사장, 김유열 EBS 사장, 김진오 CBS 사장, 박성희 OBS 사장, 이상훈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원장, 송정수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부회장, 윤상철 한국음향예술인협회 부회장, 김재헌 한국음향학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어진 개막 오찬 자리에서 김승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은 “KOBA는 다양한 국제 기술 교류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방송기술 공동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부탁한다”고 말했다.
–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한국전파진흥협회, 미디어 산업 발전 위한 MOU 체결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한국전파진흥협회(RAPA)가 방송 미디어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방송기술인연합회와 RAPA는 5월 23일 제32회 국제 방송‧미디어‧음향‧조명 전시회(The Korea International Broadcasting, Media, Audio & Lighting Show, KOBA 2024)가 열리고 있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방송 미디어 산업 진흥 및 글로벌 확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방송기술인연합회를 대표해 김승준 회장과 조충남 부회장, 박계호 사무처장, 김경섭 교육실장, 박기용 대외협력실장이 참석했으며, RAPA에서는 송정수 상근부회장, 양용렬 사무처장, 서창호 본부장, 이주남 팀장이 참석했다. 양측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모빌리티 미디어 등 방송 미디어 신산업의 발전을 위한 공동 사업 기획 및 발굴 △방송 미디어 신사업의 해외 진출 △방송 미디어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공동 개발 및 운영, 전문가·인프라 공동 활용 △방송기술 및 교육 관련 정보 교류와 이를 위한 세미나 공동 개최 등을 수행키로 했다.
– 헌재 “수신료 분리징수는 합헌”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해 고지‧징수하도록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5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수신료 분리징수를 가능하게 한 방송법 시행령 제43조 2항 위헌확인 사건을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6월
– SBS, 1분기 150억 적자 ‘비상경영’ 돌입
올해 1분기에만 150억 원 영업적자를 낸 SBS가 6월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한다. SBS 경영위원회는 ‘6월 비상경영 시행에 부쳐 드리는 글’을 통해 지속가능한 SBS를 만들기 위한 비상조치로 비용절감 방안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영위원회는 △업무추진비 △CP연구개발비 △사업진행비 △접대비 △회식비 등 업무성 경비를 30% 이상 감축하고, 국내외 연수 선발과 직무 역량 교육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했다. 또 신규 채용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회사의 경영 행위를 존중한다는 노조의 기조엔 변함이 없지만 ‘비상경영-쥐어짜기’에 그치는 일차원적 경영 방식에 심히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구성원들의 현재 지위에 조금이라도 위협을 가하려 한다면 노조는 모든 것을 걸고 결연히 맞설 것”이라고 했다.
– 과방위, 야당 단독으로 방송3법‧방통위법 통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6월 18일 전체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하는 방송3법과 파행적인 방송통신위원회 운영을 막을 방통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회의에 앞서 방송3법을 발의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S를 방문해 공영방송 구성원들의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이 자리에 함께한 김승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은 “방송기술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 없는 일방적인 의사결정은 결국 방송의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면서 방송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재정적 독립 없이는 공영방송도 없어”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수신료 통합징수를 골자로 한 방송법 일부 개정안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방송기술인연합회는 6월 25일 ‘재정적 독립 없이는 공영방송도 없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정쟁의 한복판으로 떠밀린 공영방송의 정치적‧재정적 독립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22대 국회가 시청자만을 바라보며 흔들림 없이 수신료 통합징수를 위해 나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방송기술인연합회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K-콘텐츠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공영방송을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가 공공성과 상업성 속에서 중심으로 잡아오며 방송 콘텐츠의 기초를 다져놓았기 때문에 가능했고, 이는 수신료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재원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장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전국 송‧중계시설 유지 및 보수, 수신 서비스 개선, 사회적 약자 배려와 지원, 국내외 서비스, 방송기술 발전 및 적용, 교육방송 지원 등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공적책무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2024년 2분기 방송기술인상 시상식 개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6월 27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빌딩C동 공동제작센터 4층 시사실에서 2024년 2분기 방송기술인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은 박계호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2분기 방송기술인상 수상자는 △권순현(OBS) △김광성(CBS) △김봉수(YTN) △나정모(TBN) △박기영(KBS) △박승화(KBS) △박준헌(UBC) △이상언(MBC) △전익호(EBS) △정준환(SBS) (가나다순) 등이다. 방송기술인상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소정의 상금이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