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닭의 해를 보내며

[송년사] 2017년 닭의 해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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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유주열 방송기술저널 편집주간] 2017년 닭의 해가 저물어 갑니다. 한 해 동안 방송 현장에서 각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달려온 방송기술인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국내외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여러분의 노력이 있었기에 금년 한 해도 국민들은 방송을 통해서 웃고 울고 감동적 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2017년은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본방송을 시작한 역사적 해입니다. 부가 서비스, UHD 프로그램 비율 등 아직은 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첫발을 내디뎠다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것은 앞으로 우리 방송기술인들의 숙제일 것입니다.

2016년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극도의 혼란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20여 차례가 넘는 촛불집회는 국민을 하나로 결집하는 힘이 됐고, 마침내 금년 5월 새로운 희망을 담아 새 정권의 출범을 맞게 됐습니다. 그 역사적 촛불 현장, 탄핵 대통령이 수감되고 재판을 받는 현장, 그리고 대통령 선거 및 새로운 정권 탄생의 현장에 언제나 우리 방송기술인들이 함께 있었습니다. 온 국민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는 숨 가쁜 현장마다 방송사 중계차와 함께 기술인들이 흘린 땀방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노고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길은 싸늘하기만 했는데, 지상파 방송 및 공영방송에 대한 무너진 신뢰 때문이었습니다. 새 정권에서 적폐청산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국민으로부터 소외됐던 방송사 내부에서도 언론부역자 청산 및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부 방송사에서는 방송사 최초로 임직원에 의한 사장 임명동의제가 실시되는 등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또한 KBS, MBC의 직원들은 파업으로써 공영방송 정상화를 향한 의지를 강하게 보여 주었습니다. 다행히 MBC의 경우 파업이 종료되고 새로운 사장이 선임되는 등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지만, KBS의 경우는 아직도 많은 조직원이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해결돼 방송 현장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저는 지난 2년간 방송기술저널 편집주간을 맡으면서 방송계 크고 작은 이슈를 짚어보고 방송기술 정책의 올바른 방향 제시를 위해 노력했습니다만, 돌아보면 많이 부족한 시간이었고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힘들고 혼란한 시절, 자신의 발아래를 살펴 앞날을 도모하자는 의미에서 불교의 가르침인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말을 떠올려 봅니다. 매 순간 자신을 성찰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살 만하고 희망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모쪼록 2018년 새해는 외부의 정치적 풍랑에 휩쓸리지 않고 안정된 사회 분위기 속에 우리 방송기술인들이 오로지 방송기술의 발전을 위해 매진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