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이진범 기자] tbs교통방송의 프리랜서‧파견용역 등 비정규직에 대한 단계적인 정규직화가 이뤄진다.
박원순 시장은 1월 24일 프리랜서 피디(PD), 프리랜서 기자, 프리랜서 작가, 프리랜서 카메라감독 등 ‘프리랜서’ 및 파견 용역이라는 고용 형태를 가진 tbs교통방송 비정규직 총 272명을 정규직화함으로써 왜곡된 노동 구조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국내 방송사와 공공기관 가운데 프리랜서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오는 2019년 상반기 tbs교통방송의 독립 재단법인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여기에 맞춰 프리랜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tbs 프리랜서 실태조사’를 진행해 객관적 현황을 파악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고용 모델 개선 연구’를 통해 정규직 전환 대상과 규모를 구체화했다.
서울시는 “재단법인이 설립되면 정규직화를 본격 추진하되, 그 이전에도 직접 고용을 통해 지금과 같은 왜곡된 고용 형태와 차별 요소를 최대한 근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재단법인화 이전에는 프리랜서 총 272명 중 259명을 직접고용(계약직) 방식으로 전환해 연차휴가‧퇴직금 지급, 사회보험(고용‧건강‧국민‧산재) 가입, 후생복지 같은 근로자의 기본적인 처우를 보장한다. 다만, 업무특성상 또는 본인 의사에 따라 프리랜서 계약을 유지하고 싶은 경우(13명)는 그대로 유지한다. 예컨대 단발성 행사 전문MC나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 위한 경우 등이다.
재단법인 설립 이후에는 기존 정규직 직원과 같은 ‘개방형 제한경쟁’을 통해 정규직 채용 절차를 밟되, 가점을 부여한다. 정규직 전환 조건을 충족하는 181명(연출, 카메라, 보도, 방송 제작 지원 등)이 대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tbs 방송 직무를 담당하는 정규직 직원은 임기제 공무원(5년마다 공개경쟁을 통해 계약 갱신)으로, 공무원 정원 규정에 따라 시가 마음대로 늘릴 수 없기에 재단법인화 이후로 계획을 잡았다”며 “재단법인화 이후엔 이들이 모두 비공무원 신분의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자체 정원 운영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일시적‧간헐적으로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작가 같이 정규직 전환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나머지 업무는 전속 계약 체결 등을 통한 직접 고용 방식을 유지한다. 서울시는 재단 설립 시 최소한의 평가 절차를 거쳐 고용을 승계하는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tbs교통방송은 지난 1월 19일과 23일에 ‘tbs 프리랜서 고용모델 개선 연구결과 설명회’를 개최했다.
박원순 시장은 “노동존중특별시 서울에서 시작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모델이 이제 노동존중 대한민국의 정규직화 정책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방송의 정상화에는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의 정상화도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tbs 프리랜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새로운 고용 모델이 대한민국 언론사와 수많은 프리랜서들의 노동 현장으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언론노조는 “프리랜서의 정규직화와 예외 없는 근로계약 체결은 대한민국 방송 역사에서 최초이자 매우 중요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서울시의 획기적인 개선 대책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 2016년 tvN의 프리랜서 조연출로 일하다 사망한 고(故) 이한빛 PD의 유가족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만든 한빛재단에서 방송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설립 예정인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를 서울시내에 조성하는 방안에 대해 사단법인 한빛과 함께 협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