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로 ‘몸값 높이기’ 전략 통할까? ...

사업 다각화로 ‘몸값 높이기’ 전략 통할까?
씨앤앰 ‘딜라이브’로 사명 변경…IoT, 클라우드 등 사업 영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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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수도권 최대 케이블 방송사 씨앤앰이 ‘딜라이브(D’LIVE)’로 사명을 변경하고 케이블이라는 울타리를 벗이나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 등 사업 분야를 일상생활 전반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매각자와 인수자의 가격 괴리가 커 매각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서자 사업 다각화를 통해 몸값 올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씨앤앰 딜라이브로 사명 변경씨앤앰은 4월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딜라이브’라는 새로운 사명과 기업 이미지(CI), 브랜드 이미지(BI)를 공개했다.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는 “기존 씨앤앰은 ‘케이블 앤 모어(Cable and More)’의 앞글자를 모아 놓은 것으로 급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에 적응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케이블을 뛰어넘어 가입자들의 실생활에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경영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사명 변경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딜라이브는 디지털 라이프(Digital Life)와 딜라이트 라이브(Delight Live)의 조합으로 일상생활 속 즐거움을 전달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딜라이브는 향후 초고화질(UHD), IoT, 클라우드부터 이사‧도우미‧육아 등 지역밀착형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까지 총망라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건강 체크와 간편 결제 기능이 있는 스마트밴드와 스마트 헬스 바이크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딜라이브의 이 같은 사업 계획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케이블 사업의 특성을 살려 일상생활 서비스까지 제공함으로써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막아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명과 기업, 브랜드 이미지 변경에 투자된 비용은 약 15억 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국내외 인수 후보군에 투자안내서를 발송하며 매각 작업에 들어갔지만 가격 차 때문에 매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벗어나기 위한 국면 전환용 카드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대표 역시 간담회 자리에서 “회사 가치에 도움이 된다면 (투자적인 부분은) 저절로 해결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사명 변경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임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현재 씨앤앰의 가입자 수는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약 230만 가구로 케이블 업계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 최대 MSO로 디지털 전환율도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케이블 업계 2위 티브로드나 통신 업체인 LG유플러스 등이 씨앤앰을 인수한다면 KT나 SK텔레콤에 대응해 다양한 마케팅을 구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씨앤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골드만삭스가 국내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중국계 미디어 기업뿐 아니라 티브로드나 LG유플러스 등 국내 사업자에게도 지난해 투자안내문을 발송한 것이다.

씨앤앰의 매각은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가격이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MBK컨소시엄의 씨앤앰 인수 가격은 약 2조 2,000억 원 이상이다. 하지만 인수 후보군들은 케이블 방송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높은 금액’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사모펀드가 투자할 당시에는 케이블이 성장세였지만 지난 2009년 IPTV 탄생으로 유료방송 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현재 씨앤앰에 대한 투자 가치는 투자 당시보다 훨씬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SK텔레콤이 케이블 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1조 원 안팎을 투자한 것을 미루어볼 때 2조 원 대 매각은 거의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 대표는 “매각가가 높다고 하지만 현재 딜라이브 가입자 수가 턴어라운드 조짐을 보이고 있고, 타사 플랫폼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디지털과 양방향에 기반한 홈 서비스를 확대한다면 기업 가치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명 변경과 사업 영역 확대에도 불구하고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더라도 중심 사업은 케이블인데 케이블 산업 자체가 위기인 상황에서 딜라이브가 원하는 금액을 내놓는 투자자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사업 다각화에 나선 만큼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곤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매각자와 인수자의 가격 차이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어 매각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