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다사다난했던 2015년 을미년이 저물고 붉은 원숭이 띠, 병신년의 새해가 밝았다.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등 올 한 해 굵직한 이벤트들이 있지만 그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따른 플랫폼계의 지각 변동, 넷플릭스의 서비스가 국내 방송통신계에 미치는 영향 등이 아닐까 싶다. 또한 방송 업계와 시청자들에게는 지상파 UHD 방송도 큰 관심 중 하나일 것이다. 올 하반기쯤 전송 방식이 결정되면 연말부터는 지상파 UHD 콘텐츠를 조금씩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측들도 나오고 있다.
정부도 작년 12월에 지상파 UHD 방송 도입을 위한 정책 방안을 내 놓으면서 지상파 UHD방송 도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마련하고 세계 최초 지상파 UHD 방송이 잘 정착 될 수 있도록 지원 및 제도 개선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재원 마련에서는 지상파 방송사 자체 조달을 원칙으로 내놓았다. 지상파 방송사도 2조 2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디지털 전환 사업이 직접수신율 향상이나 다채널 방송과 같은 수혜도 보지 못하고 현재의 재정적인 어려움만 초래한 과거의 어두운 경험 때문에 제작 및 송출 인프라 구축에 선뜻 투자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재직자 재교육도 이 같은 어려움의 연장선에 있다. 물론 UHD 전환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만큼 쉽게 말해 천지개벽 개념 변화에 따른 교육은 필요치 않지만 HD 방송의 제작 방식과 UHD 제작 방식의 차이가 있는 만큼 4배 이상의 정보량 처리를 넘어 영상, 조명, 편집, 음향 등 새롭고 심화된 제작 기법을 필요로 한다. 물론 송신 방식도 예전의 단일 캐리어 방식에서 미국 방식이나 유럽 방식 상관없이 다중캐리어 방식으로 바뀌고 R/F 송출 이상을 넘어 다양한 부가 서비스가 가능한 플랫폼이 규정되기 때문에 그 이해와 교육이 꼭 필요하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2006년부터 디지털 전환을 대비한 교육을 시작해 2013년부터는 사단법인 방송기술교육원을 만들어 방송 현업인뿐 아니라 미래 방송인까지 교육을 해오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2006년에 20억 가까운 사업비가 2015년에는 3억까지 줄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 사업 확장에 재정적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위에 잠시 언급한 것처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전환 시 만큼의 큰 변화는 아니더라도 현대 사회가 미디어의 각축전이 되다보니 지상파도 R/F라는 무선 플랫폼에서 다양한 변화를 통한 콘텐츠의 전달을 고심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미디어 변화에 대한 교육의 양과 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각 직능단체의 교육 사업은 재정적 압박으로 줄어들고 있는 회사에서 행하는 교육 사업을 보완하거나 대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수익 목적이 아니라 순수한 현업인들의 정보, 기술, 지식 등의 경쟁력을 키워 전문 인력으로써 맞은바 소임을 다하게 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정부에서도 내세우고 있듯이 우리나라에서 시작하게 되는 지상파 UHD 방송은 세계 최초다. 이는 대한민국의 방송 제작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정부와 산업계, 방송사들의 협조가 필요하고, 정책적인 지원과 규제 완화, 재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다. 교육은 百年之大計라 했다. 어느 쪽의 예산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아무리 힘든 환경에서도 자식을 교육시키고자 하는 부모의 심정으로 교육 예산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고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