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최근 정부가 700MHz 대역 주파수를 이동통신사와 방송사에 분배하는 안 중에 EBS만 DMB 대역의 주파수를 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EBS에 DMB 대역의 주파수를 제시하는 것 자체가 시청자들의 시청권과 무료 보편적인 교육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부는 이동통신에 40MHz를 할당하는 기존 광개토 플랜의 틀을 유지하면서 통합 공공망에 배분한 20MHz폭을 고려한다면 지상파 방송사에 24MHz폭만 분배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보호대역을 제외하고 최대 4개 채널만 700MHz 주파수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700MHz 주파수를 배분할 수 없는 EBS는 DMB 대역 주파수를 활용해 UHD 방송을 하는 대신 수신 안테나의 설치비 등을 지원해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5개의 채널만으로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이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지역 차별적인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EBS가 DMB 대역을 활용해 UHD 방송을 하게 되면 길이가 다른 안테나를 설치해 두 개의 안테나를 컨바인(혼합)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당장 시청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아날로그TV 시절엔 VHF와 UHF를 수신하기 위해 긴 안테나와 짧은 안테나를 같이 설치, 컨바인해서 수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다양한 매체의 홍수 속에 시청자들이 굳이 안테나 2개를 설치해 불편을 겪겠냐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별도의 안테나를 설치해서 EBS의 UHD 방송을 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결국 DMB 대역을 사용하고자하는 정부의 계획은 또 다시 지상파의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가로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들은 브라질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UHD 실험방송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기술적으로 지상파 UHD 본방송이 가능하다는 점을 전 세계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또한 UHD TV 가격이 HD TV 가격에 근접하면서 가전사와 방송 장비 업계에서는 지상파 UHD 방송을 불황을 떨쳐낼 모멘텀으로 인식하고 정부 관련 정책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상파 UHD 방송이 진정 의미 있으려면 같은 주파수 대역에서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이 동시에 실시돼야 한다. 이미 10년 전에 실시됐어야 할 지상파 다채널 방송도 때를 놓치고, EBS2만 개국함으로써 그 효과가 미미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상파 UHD 방송은 다채널 방송과 같은 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정부는 같은 주파수 대역에서 지상파 UHD 전국 방송을 실시함으로써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