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위기인가 기회인가?

[사설] AI 열풍, 위기인가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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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CBS 방송기술인협회 회장 장재훈] 지난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선 ‘KOBA 2024’가 진행됐다. 사흘간 4만여 명의 방문객이 몰리는 등 성황리에 진행된 전시회에선 AI 관련 아이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개막식 후 각 방송사 사장단의 오찬이 있었는데 그곳에서도 AI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다. 각 방송사에선 이미 AI를 적용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영상 분석, 테깅, 요약 기능을 AI가 대신하는 곳도 있다. 이제 AI 기술은 경제와 산업 전반에 걸쳐 그리고 국가의 미래까지 바꿀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같다.

한국은 초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로 노동력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를 돌파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보단 치열해지는 경쟁 가운데 살아남기가 급급한 게 현실이다. 이런 위기감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공식 블로그 보고서에도 잘 나와 있다. 한국 경제는 성장 잠재력을 만회할 만한 혁신적인 변화가 없다면 2040년대에 역성장 국면에 들어간다는 경고다.

또한 우리나라 초저출산은 그 수준과 지속 기간 면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은 1960년 5.95명에서 2022년 0.78명으로 전 세계 217개 국가 중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생산성 저하 및 노동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머지않아 방송 제작 현장에서도 인력 공급의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직업별 AI 노출 지수를 산출해 본 결과, 국내 일자리 중 약 341만 개(전체 일자리의 12%)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임금 수준과 학력 수준별로 보면, 고학력·고소득 근로자일수록 AI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 AI가 비반복적·인지적(분석) 업무를 대체하는 데에 적합하기 때문에 고학력·고소득 일자리의 AI 대체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별로 보면, 정보통신업, 전문 과학기술, 제조업 등 고생산성 산업을 중심으로 AI 노출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인구 감소는 AI를 통한 자동화를 더욱 가속할 것이고 이는 기존 일자리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AI가 비반복적·인지적(분석) 업무를 대체하는 데에 적합하다는 보고를 보면 새로운 기회도 열려있다. AI가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광고 효과, 콘텐츠 트렌드를 보다 빨리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데이터를 토대로 편성 및 광고 전략을 개편할 수 있고 시·청취자의 취향과 패턴을 보다 정교하게 분석한 자료를 통해 맞춤형 추천 콘텐츠 및 타깃 광고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가짜 뉴스와 부정확한 정보에 대한 분석으로 이를 식별하고 차단하는 역할을 방송에서 담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콘텐츠의 화질 및 음성을 인식해 품질을 개선하고 실시간 번역을 통해 글로벌한 유통이 보다 빠르게 이뤄지며 방송 장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각종 서버에 대한 보안 위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해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본격화하면서 방송사는 신규 인력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채용 시기가 되면 채용 인구의 변화를 체감하게 된다. 방송기술직 지원율이 감소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고 신규 인력 채용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기존 인력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AI 기술에 대한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 직원들의 기술 역량 강화를 도모해야 한다. 또한 AI 관련 부서를 신설해 전문성을 확보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하겠다. 이런 준비를 통해 방송사는 AI 기술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및 경영 환경에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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