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차세대 방송 기술의 첫 시험대 그리고…

[사설] “2018 평창” 차세대 방송 기술의 첫 시험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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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박재현 방송기술저널 편집주간] 바로 어제 일처럼 느껴진다.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1년에 이런 대형 이벤트가 2개만 있어도 방송사는 ‘이벤트의 풍년’이라고 표현하며 한 해의 수확에 대한 기대감에 젖곤 했다. 하지만, 불과 10여 년도 지나지 않아 동계올림픽, 지방선거, 월드컵, 아시안게임이 숨 쉴 틈 없이 이어지는 2018년의 방송사들은 기대감은커녕 높은 중계권료와 제작비 그리고 중간광고와 같은 비대칭 규제에 발목이 묶인 채, 그 이벤트의 홍수 속에서 그 ‘수해’의 피해 규모를 어떻게 줄일까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리고, 그 걱정의 결과는 예산 집행 압박의 형태로 대형 이벤트에 대한 전 국민적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무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장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정부는 통신에서의 5G와 더불어 세계 최초 지상파 송출에 성공한 UHD 기술을 앞세워 방송기술 강국의 면모를 세계만방에 알리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먼저 주요 지상파 2개 방송사가 고화질 DMB 방송에 동참함으로써, 시청자들이 이동하는 중에도 다양한 채널로 올림픽의 현장을 시청할 수 있게 됐고, 각 방송사는 HD/UHD 동시 송출이 가능한 IBC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해 놓았으며 UHD 중계차도 그동안의 ‘워밍업’ 후 실전 투입만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속에 숨겨진 방송기술인들을 비롯한 현장의 노력은 대단하다 못해 눈물겹다. 올림픽 개막식 이전에 가능하도록 거의 매일 밤을 새다시피 해서 구축한 고화질 DMB 송출 시스템, 제대로 된 교육 과정도 없이 도입돼서 이를 방송에 활용하기 위해 맨땅에 헤딩하듯 이리 만져보고 저리 만져봐서 결국 방송이 ‘가능’하도록 구축해놓은 UHD 송출 및 제작 시스템 등등…

본지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기사와 사설을 통해서 UHD로 대표되는 차세대 방송기술 기반 서비스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인재 양성과 교육이 기본이며 이를 위해 교육 예산 편성을 포함한 정부의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역설해왔으나, 이런 과정 없이 오롯이 방송기술인의 주먹구구식 노력만으로 현재를 맞이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우리는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정부가 의도한 바대로 방송기술 강국의 면모를 ‘과시하는 일’이 성공할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올림픽에서도 아시안게임에서도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이런 대형 이벤트에서 이뤄지는 기술 과시가 아니라 그 이후의 차세대 방송에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변함없는 행복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번 올림픽을 맞이하며 방송사와 방송기술인들은 현재의 역할인 초고화질 방송 신호를 ‘무사히’ 전달하는 일 못지않게 시청자들에게 미래에 제공할 서비스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돼야 할 것이다. 정부 또한 방송사와 함께 그 고민을 공유하며 미래의 한층 더 나은 서비스로 현실화될 수 있도록 적시적이고 현실적인 재정적, 제도적 지원을 통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그리하여, 올림픽보다는 월드컵이, 월드컵보다는 그 이후가 시청자들에게 더 만족스러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래 방송은 지금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