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종편 사랑은 언제까지 인가?

[사설] 정부의 종편 사랑은 언제까지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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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를 올 한 해 유예키로 결정했다. 최근 의결된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금 징수 및 부과 등에 관한 고시 전부 개정안’에 따르면 종편과 보도전문채널은 내년부터 0.5%의 방발기금을 내게 된다. 출범 당시 갓난아기에 빗대 ‘걸음마 단계까지는 돌봐줘야 한다’했던 방통위가 걸음마를 넘어 뛰어 다니는 종편을 아직도 갓난아기 취급한다는 비아냥이 있을 만큼 방통위의 종편 사랑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발기금은 방통위가 직접 운영하는 기금으로 주요 방송 사업자로부터 징수해 방송 발전을 위해 사용하기 위해 2000년 방송법에 의해 설치됐다.

문제는 2011년에 출범한 종편이 그동안 케이블 위성 의무 재전송, 광고 직접 영업, 중간광고, 전문의약품광고허용, 편성 특혜, 심의 특혜, 서비스 권역과 황금채널 등 숫한 혜택을 받고도 아직까지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올해도 방발기금 유예를 받았다는 것이다.

야권 추천 방통위 상임위원들조차 “종편만 유예하는 것은 시행령 위반”이라며 “종편이 방발기금에서 수십억 원의 제작비를 지원받고 있는데 총 9.7억 밖에 안 되는 돈을 안 낸다는 건 특혜”라고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통위원장과 여권 추천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특혜가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 4월 국회에서 종편의 방발기금 부과를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던 방통위원장은 어느 순간 돌변해 “다른 위성방송이나 IPTV의 경우에도 적자가 있었을 경우 6년까지 방발기금 징수를 유예했기 때문에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종편에 유별난 특혜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종편 논란에 대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들은 또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에도 작년 방송 시장이 어려웠기 때문에 일정 정도 반영해 징수할 예정”이라며 종편에 대해서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영난에 허덕이는 OBS 경인TV만 봐도 종편 특혜가 분명하다. 종편 적자론을 내세워 각종 특혜를 끊임없이 베풀고 있는 방통위가 자체 제작으로 지역 방송의 모범적 모델을 선도해온 OBS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 잠식에까지 이른 OBS가 7천만 원을 내는 상황에서 거대 미디어 그룹인 종편이 방발 기금을 내지 않는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결과적으로 이번 종편 방발기금 유예 결정으로 방통위가 운영하고 있는 ‘공익적 목적을 위해 사회적 합의로 방송이나 유선방송 사업자 등의 광고매출액에 따라 징수하는’ 방발기금이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의 힘에 휘둘리고 있다는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