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UHD 시대의 주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사설] 우리나라가 UHD 시대의 주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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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방송계의 차세대 트렌드를 주도하고 방송의 현주소를 가늠해 볼 수 있는 NAB 2016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주요 화두는 UHD였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을 중심으로 차세대 먹거리인 UHD 방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을 앞다투어 내놓았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7년 2월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본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상파방송 3사와 가전사,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함께 ‘KOREA UHD 테마관’을 구성해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펼쳤다. 정부 차원에서도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이 직접 방문해 참가자들을 격려하고 UHD 추진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UHD 서비스의 개발과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메이저 방송사에서 국산 장비 업체 등과 협력해서 세계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 위원장의 말처럼 성공적인 무료 보편적 지상파 UHD 본방송을 위해서는 정부와 방송사, 가전사 등 각 부문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도 방통위를 중심으로 한 정부에서 지상파 UHD 방송에 대한 지원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말뿐이 아닌 진정한 지원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철폐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짚어볼 부분은 UHD 특별법 제정을 통한 제도적인 지원이다. 이제 지상파 UHD 본방송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사업 진행의 속도를 내기 위해선 특별법 제정밖에 없다. 또한 지상파 방송사는 최근 몇 년간 광고 수익이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지상파 UHD 본방송을 위한 UHD 콘텐츠 투자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중간 광고 허용밖에 없다. 현재 정부는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에만 중간 광고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이제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의 차이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케이블의 중간 광고 단가가 지상파 최고 단가를 앞지르고 있다. 정부가 중간 광고 허용을 다시 한 번 깊게 검토해봐야 하는 이유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가 있어도 시청자가 외면하면 성공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상파방송은 언제 어디서나 수신이 가능한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실내 수신을 위한 TV 수상기의 내장 안테나 의무 장착 및 모바일 수신을 위한 휴대폰 수신칩 기본 장착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가전사와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부분으로 정부 부처의 조정역할이 요구된다. 또한 공동주택의 공시청 시설 유지에 관한 부분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정부와 지상파 방송사, 가전사 등의 협력이 절실한 때이다. 8K를 바라보고 나아가는 일본과 가격 경쟁력으로 바짝 뒤쫓아오는 중국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살 방법은 지상파 UHD 본방송을 통한 경쟁력 확보밖에 없다. 정부도 지상파 없이 차세대 방송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고, 가전사 역시 지상파의 도움 없이는 콘텐츠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협력만이 차세대 방송 시장에서 살아남을 방법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