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바란다! ‘방송‧미디어 공영성 회복 시급하다’

[사설] 새 정부에 바란다! ‘방송‧미디어 공영성 회복 시급하다’

2182

[방송기술저널=박종석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 치열했던 대선이 마무리됐다.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의 혼란과 허망함에서 벗어나, 전보다는 삶이 더 나아지고 상식이 통하는 시대가 오지 않겠느냐는 희망으로 새로운 지도자를 맞이했다.
새로이 선출된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주된 과제로 논의됐던 국민 대통합과 사드 문제 등 국가 안보 해결과 더불어, 국민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열망에 부합하기 위해 집권 초기부터 대대적인 개혁을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개혁의 중심에 방송 분야에 대한 개혁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조기 대선을 낳게 한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로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알린 것도 언론이었으나, 이어진 촛불 집회 등에서는 부당함에 눈감은 언론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의문과 개혁 필요성도 거세게 요구됐다.
이를 반영하듯 대선 과정에서 후보 대부분은 언론개혁 의지를 표명했으며, 특히나 ‘미디어의 공공·공익적 역할 복원’에 대해서는 새로이 선출된 대통령도 수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 9년 동안 정부의 방송·미디어 정책은 국민 전체를 위한 무료 보편적 서비스보다는 종합편성채널, IPTV 등 상업주의적 관점의 사업 육성에 중심을 뒀었다고 할 수 있다. 다채널 등 차세대 무료 서비스 정책 마련은 미비해 공공재인 지상파 직접 수신율은 급락했으나, 거대 통신사와 재벌 기업들이 운영하는 IPTV, 재벌 미디어, 종편의 급성장으로 대다수의 국민들은 어쩔 수 없이 고가의 미디어 서비스 환경에 놓이게 돼 부에 따른 문화 정보의 빈익빈 부익부는 더욱 가속화됐다.
이런 자본 중심적 환경 변화로 인해 방송의 공영성, 공공성에 대한 가치 부여와 관심은 지지부진해지고, ‘국민의 권익 대변, 공정 사회 구현, 다양한 문화 창달’이라는 방송의 사명을 잊은 듯 방송사 대부분이 경쟁적 수익 추구와 내부 효율성 강화만을 목표로 달려왔다. 이의 결과인 듯 얼마 전 모 방송사의 젊은 PD는 열정 페이에 시달리는 동료들을 수시로 해고해야만 하는 제작 문화에 대한 실망과 자괴감으로 유명을 달리했고, 촛불집회에서는 ‘언론 공범’이라 불리며 크나큰 비판을 받기까지 했다.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거나 근로자의 절망을 낳고 있는 상업주의 중심의 방송 정책은 이번 새 정부에서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단순히 대통령 하나 바꾸자는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간절히 바라며 투표에 적극 참여했을 국민들의 바람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이 되는 방송·미디어 분야에 대한 우선 개혁은 필수다. 권력과 재벌의 유착이 아닌 감시와 견제에 가치를 두는 개혁 방안 마련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일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우선 과제기 때문이다.

작년 대한민국을 활활 타오르게 했던 ‘촛불 민심’은 함께 살 수 있는 사회, 상식이 통하는 공영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일 것이다. 국민과의 소통 창구라 할 수 있는 방송·미디어 분야에서 제대로 된 개혁정책을 우선 시행해, 이런 국민들의 열망이 결실을 볼 수 있는 새로운 희망 정부의 단단한 초석이 다져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