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시동에 붙여

[사설]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시동에 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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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유주열 방송기술저널 편집주간] 지난 4월 이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의 순차적 임기 만료로, 손을 놓고 있던 방통위가 8월 3일 첫 번째 전체회의를 열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실로 넉 달 만에 재가동한 것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나마 다행으로 보인다. 산적한 방송통신 관련 정책 이슈를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정부 부처의 업무가 장기적 공백 상태로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고, 그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국민의 부담으로 남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4기 방통위의 업무 재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기대도 상당히 크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1일 취임사에서 우리 방송 환경의 비정상화를 언급하며 방송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우리나라의 방송 현안 중에 가장 시급한 사안이 ‘공영방송 정상화’라는 데 이의가 없을 것이다. 지난 9년간 왜곡된 방송 환경은 우리나라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후퇴시켰고, 언론의 정의를 지키려는 수많은 방송인에게 일삼아진 무자비한 해고 및 탄압을 상기해 보면 언론 적폐 청산 작업이 무엇보다도 시급해 보인다. 사회의 공기인 언론이 자유롭고 독립적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그 사회는 건강을 유지할 수 없고 병들게 마련이다. 새 정부의 적폐 청산 개혁 드라이브에 맞춰 방송 언론의 적폐도 말끔히 정리되기를 기대해 본다.

문재인 정부의 방송 정책 기조인 ‘공영방송 바로 세우기’ 과제는 물론 쉽게 실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것이다. 야당 및 공영방송 경영진으로부터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또한, 방통위의 권한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얼마나 추진력 있게 진행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여야 정치권과의 협치를 통해 해결의 토대를 마련하고 또한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개혁의 주요 과제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KBS 녹취록 사건 진상 조사, 이사회 및 경영진 해임, 부당 해직 언론인 복직 등이 우선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특히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정상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사안이면서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여야 정치권을 중심으로 초당적 협력이 요구된다. 이 와중에 YTN 해직 언론인 복직이 결정됐다는 소식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시작했다는 의미에서 상당히 환영할 만한 뉴스다. 해고자 복직 문제가 선행이라면 공영방송이 제 기능을 못 하도록 만들어 온 책임자를 처벌하고 정상적인 경영으로 돌려놓는 과정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 밖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 정권에서 활발하게 논의하다 중단된 지상파 중간 광고 도입의 경우 지체 없이 논의해야 할 것이다. 유료방송과 대비했을 때 역차별 논란까지 일고 있는 사안으로, 중간 광고 규제의 명분이 사라진 현재 상황을 고려해서 빠르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또한, 종합편성채널 특혜 조사 및 그에 따른 사업권 환수 검토, 외주 제작 시스템 문제, 유료방송 노동자 고용 문제, 통신비 인하 및 규제 개선 부분도 빠질 수 없는 주요 사안이다.

새롭게 출범한 4기 방통위를 바라보는 국민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방통위는 이러한 점을 직시해 무너진 공영방송의 자리를 정상 궤도로 되돌리고, 방송 언론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뛰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