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라디오 데이터 분석 시스템 구축
“앱 로그 데이터 분석해 타겟 광고 가능”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여성 청취자 선호도가 높은 SBS 파워FM에서 ‘배성재의 TEN(이하 배텐)’이 유일하게 남성 청취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BS 미디어기술연구소가 SBS 라디오 애플리케이션 ‘고릴라’의 로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배텐은 51(남) 대 49(여) 비율로 여성 청취자가 많게는 3배에 달하는 SBS 파워 FM에서 가장 많은 남성 청취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BS 측은 “배텐은 그동안 남성 청취자가 더 많다는 감만 있었는데 실제로 유일하게 남성 청취자가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앞으로 로그 데이터 분석 자료를 프로그램 제작에 활용해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청취 행태 분석은 청취자 설문조사에만 의존해왔다. 하지만 설문조사는 △긴 소요 시간 △조사 시점과 적용 시점 간 차이 존재 △샘플링을 통한 조사 대상 확보의 어려움 △고정된 조사 항목 등의 한계로 실제 프로그램 제작에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에 SBS 미디어기술연구소는 고릴라 앱 로그 데이터로 청취자들의 청취 행태를 분석하는 ‘라디오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SBS는 “하루 20~25만의 청취 행태 수집이 가능하다”며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성별, 연령별, 지역별, 직업별로 어떤 프로그램을 듣는지 또 게스트 효과가 어느 정도 있는지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SBS의 라디오 데이터 분석 시스템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빅데이터 분석이다.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방송의 경우 데이터 수집이 어려워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할 수 없었지만 앱 로그 데이터만 잘 활용하면 넷플릭스처럼 이용자 취향 파악이나 맞춤별 콘텐츠 제공이 가능하다. 또 연령별, 성별 선호도가 높은 프로그램에 맞춰 타겟 광고도 가능하다.
넷플릭스의 경우 매일 3천만 건 이상의 이용자들의 콘텐츠 시청에 대해 세부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한다. 넷플릭스는 이렇게 구성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 분석을 통해 이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실제로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된 콘텐츠를 최대 70%까지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렬 SBS 미디어기술연구소 차장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실시간 청취율 그래프로 작게는 코너 배치부터 크게는 편성까지 보강할 수 있다”며 “제작부터 광고, 편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프로세스에 데이터 분석 자료를 적용해 신규 시청자를 유인하고, 프로그램별 타켓 광고를 만들어 결국 플랫폼 브랜드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물론 앱 로그 데이터를 통한 분석은 전체 청취의 약 20%로 80%에 달하는 일반 라디오 수신기 청취자의 행태 분석이 불가능하다는 취약점이 있다.
이에 대해 이 차장은 “앱 로그 데이터를 통해 청취 행태를 파악했다는 것 자체에 우선 의미가 있다”고 말한 뒤 “SBS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 제휴를 맺었는데 이를 통해서도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다”며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를 늘려 나가고, 타 방송사와 자료를 상호 교류한다면 지금보다 더 정확한 데이터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