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위원장 “수신료 인상보다 투명하게 집행하는 것에 관심 있어”
이철희 의원 “KBS‧EBS 수신료 따로 관리하고, 집행 내역 공개돼야”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수신료 인상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3월 7일 오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서 진행된 ‘2019 업무보고’ 자리에서 “38년 동안 수신료가 인상되지 않아 객관적인 상황으로만 본다면 이뤄져야 하겠지만 지금 검토를 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수신료를 투명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1년 당시 신문의 월 구독료를 고려해 2,500원으로 책정된 TV 수신료는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영국의 BBC는 1981년 이후 24차례나 수신료를 인상해 2018년 기준 (연) 24만 6,000원으로 우리나라(3만 원)의 8.2배에 달한다. 국민소득을 감안하더라고 지나친 격차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통위도 그동안 수차례 수신료를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수신료 정상화보다는 회계 분리를 먼저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 가구당 수신료 2,500원은 현재 전기요금에 합산돼 청구되고 있다. 이 중 징수주체인 한국전력공사가 수수료로 6.15%를 떼고 있으며,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KBS와 EBS가 97:3의 비율로 나누고 있다.
앞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S와 EBS의 수신료 회계를 따로 처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과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사업목적별로 회계를 분리 처리하는 ‘국제회계기준’ 준용 △운영 계획 수립 시 수신료 사용 계획 포함 △국회에 결산서 제출 시 수신료 집행내역서 및 부속서류 첨부 △국회 승인 이후 1월 내 공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의원은 “지금까지 회계분리는 수신료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논의돼 왔는데 이는 수신료 인상과 관계없이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라며 “KBS 입장에서도 수신료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불필요한 공격과 오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이원장은 “수신료 인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KBS와 EBS의 분배 문제는 적당한지 살펴봐야 한다”며 “독일처럼 수신료 산정위원회 등을 구성해 수신료에 대해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그리고 적정하게 징수할 방법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통위는 수신료 회계분리 외에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고, ‘방송제도개선 추진반’을 운영해 융합된 환경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중장기 방송규제 체계 정비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