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발신지=연합뉴스(서울)]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가 지급하는 단말기 공시지원금에서 제조사 지원금을 별도로 공시하는 ‘분리공시제’를 다시 추진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김창룡 방통위 상임위원은 전날 방통위 기자실에서 열린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분리공시제가 도입돼야 통신 이용자들이 신뢰하면서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올해 중점적인 사업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분리공시제를 시행하면 제조업체가 글로벌 가격정책에 영향을 받아 타격을 입는다는 의견이 있는데, 시뮬레이션 결과 그런 데이터는 없다”며 “분리 공시제를 통해 얻는 이익이 더 커서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제한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분리공시제는 단말기 유통법 제정 때 도입을 추진했다가 제조사 반발로 빠졌고, 2017년에도 재도입 논의가 있었으나 무산된 바 있다.
방통위는 유통점에서 이용자에게 공시지원금 외 추가 지원금을 현행 공시지원금의 15%에서 확대하는 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기존 방송법에 IPTV·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포함하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도 제정한다.
지상파 방송, 유료방송, OTT 등을 아우르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 개념을 마련하고, 서비스별로 규제 및 지원체계를 마련한다.
김 위원은 “현재 유튜브, OTT 등은 방송의 개념에 벗어나 있기 때문에 방송법으로 통제할 수 없다”며 “OTT를 규제하는 동시에 지원하는 법안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을 통해 수익을 버는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방송발전기금을 징수해 원칙적으로 기금을 좀 더 많이 모아야 한다고 본다”라고도 덧붙였다.
방통위는 기존 방송 사업자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를 통한 성장 지원을 내세웠다.
편성 자율성과 콘텐츠 경쟁력 제고를 위해 편성규제를 완화하고, 지상파 방송사에는 중간광고를 허용한다.
이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는 이르면 올해 6월부터 방송 프로그램 분량에 따라 최대 6회까지 중간광고가 가능해진다.
김 위원은 “현재 이미 지상파 방송사가 PCM(프리미엄광고)의 형태로 중간광고를 편법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제도권으로 흡수하고 중간광고 준칙을 만들어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와 함께 수신료 사용 내역 공개 의무화, 수신료위원회 설치 근거 마련 등 수신료 제도를 개선한다.
KBS는 이달 27일 이사회에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통위는 KBS의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서는 방통위 차원에서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TV·라디오, 공영·민영 방송 등 매체별·사업자별 특성을 반영한 허가·승인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영방송은 재허가 제도를 구체적인 ‘공적책무 협약제도’로 대체하고, 협약의 이행 여부를 엄격히 점검하도록 한다. 다른 방송사에 대해서는 평가 기준 등에 대한 연구반을 구성하는 단계다.
방통위는 디지털 성범죄물에 대해서는 유통방지 조치 불이행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필터링에 활용할 수 있는 표준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하는 등 불법정보에 선제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