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MBC 개입 근거 충분”

“방통위, MBC 개입 근거 충분”

422

(방송기술저널=백선하)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MBC 교양제작국 폐지인사 발령 등과 관련해 관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검토하기로 한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방통위가 MBC 문제에 개입할 근거는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나서 MBC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의원은 “2013MBC 재허가 당시 방통위는 재허가를 의결하면서 권고사항으로 ‘2012년 파업에 따른 조직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고, 방송 프로그램 제작 차질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채택한 바 있다재허가 심사에서 방통위가 방송 사업자에게 제시하는 것은 크게 재허가 조건권고사항두 가지인데 둘 다 다음 재허가 심사에서 그 이행여부를 심사하는 대상이기에 방통위는 권고사항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민희의원실

앞서 지난 1031MBC 사측은 미디어 융복합 등 방송 환경 변화에 따른 회사 경쟁력 강화를 앞세워 교양제작국을 해체하고 직원 130여 명에 대한 전보 조치를 단행했다. 정부와 회사에 비판적 의견을 피력했던 PD와 기자들이 집중 포격을 당했다. 2005<PD수첩>에서 황우석 줄기세포 사건을 다뤘던 한학수 교양제작국 PD는 사업 부서인 신사옥개발센터로, <PD수첩> 팀장이었고 다큐멘터리 <안중근>으로 이달의 PD을 수상했던 김환균 PD 역시 사업 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을 받았다. 대다수의 PD들이 제작과 관련이 없는 사업비제작 부서로 발령을 받았고, 교육 발령을 받은 PD와 기자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즉각 성명을 발표해 사측 마음에 들지 않는 기자들과 PD들을 솎아 내고 배제하기 위한 도구로 밀실 보복 인사를 단행했다“‘배제탄압의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난 만큼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시민사회단체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MBC 사태와 관련해 방통위의 직무유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며 방통위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 의원은 11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 최성준 방통위원장에게 이 같은 내용을 제시했고 이에 최 위원장은 권고사항이 제대로 준수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해 방통위가 MBC 사태에 관여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최 의원은 현재 MBC 사측의 일방적인 교양제작국 해체와 인사발령으로 인해 MBC 조직의 불안정성이 극대화되고 있으며 노사 갈등 또한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대로 간다면 2012년 파업 때처럼 프로그램 제작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방통위가 권고사항 이행을 촉구한다면 MBC 사태에 얼마든지 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민희의원실

뿐만 아니라 2013년 재허가 심사 당시 MBC가 방통위에 제출했던 사업계획서도 방통위가 관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 의원은 당시 MBC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공익성항목과 편성의 공적 책임 및 공익성항목, ‘방송 프로그램의 기획편성 및 제작 계획항목, ‘시청자 권익 보호항목 등 사업계획서 전반의 이행 실적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PD수첩>, <불만제로UP>, <아프리카의 눈물>, <남극의 눈물>, <MBC스페셜>, <휴먼다큐> 등 교양제작국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의 편성을 내세웠고, 이 같은 이행 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계획에서도 공영방송으로서 사회적 책무 이행등을 약속했는데 이번 교양제작국 해체로 자신들이 실적으로 내세운 개편을 스스로 뒤집는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MBC 사측이 교양제작국을 해체하고,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갖춘 PD들을 비제작 부서 등으로 인사 발령을 내림으로써 우수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반 자체를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최 위원장의 발언으로 조만간 MBC 사태에 대한 방통위 차원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방통위가 과연 어느 정도까지 실효성 있는 방안을 내놓을지, 방통위의 개입으로 MBC의 공영성이 회복될지 여부에 더 눈길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