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산업의 혁신, 정부 규제와 경직된 조직문화 탓 ...

미디어 산업의 혁신, 정부 규제와 경직된 조직문화 탓
“시장이 격변할 때는 정부가 한 발 뒤로 물러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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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국내 미디어 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경직된 조직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12월 16일 오후 2시 서울 노보텔 엠버서더 호텔에서 ‘디지털 혁신, 상상과 현실’ 세미나를 열고 ‘미디어 혁신과 규제’라는 주제로 학계·산업계 전문가들과 토론을 가졌다. 이 토론에서 이영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 미디어 산업의 강력한 규제와 경직되고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산업 내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혁신은 절실한 필요성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강한 규제가 진입장벽 역할을 해 잠재적 위협이 적었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안전망을 갖추고 시장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낮다 보니 혁신에 대한 필요를 느끼고 동기가 부여될 기회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또한, 조직문화에서도 리더가 바뀌면 임원과 조직원들이 일률적으로 바뀌는 군대 문화가 여전한 점을 지적하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조직 아래에서 나온 의견을 올려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혁 SBS미디어홀딩스 플랫폼기획팀장은 “새로운 시도를 하면 ‘지상파가 그런 것도 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며 “지상파 방송사에 대해 유독 엄격한 규제와 평가 기준이 혁신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시장이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규제가 필요하지만 시장이 확보되지 않았거나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는 규제는 한발 물러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규제하는데 급급해 할 것이 아니라 시장의 변화를 산업이 적응하고 그 속에서 혁신을 꾀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는 최근 미디어 산업의 가장 큰 이슈인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인수 건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이 교수는 “5년, 10년 전과 합병 심사 기준이 동일하기 때문에 이번 합병이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이라며 “시장의 상황은 바뀌고 있는데 규제 프레임은 여전히 동일하다”고 말하며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못하고 있는 규제 프레임에 대해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