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호화 해외 출장’ 논란에 휩싸인 방석호 아리랑TV 사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하지만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사의 수용은 절대 안 된다”며 해임과 구속 수사를 요구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문체부는 2월 2일 해외 출장 중 부적절한 법인 카드 사용 의혹을 받고 사의를 표명한 방 사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앞서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월 1일 “방 사장이 지난해 9월 말 박근혜 대통령의 UN 총회 참석을 위한 방미 출장에서 가족 여행과 쇼핑을 즐기는가하면 호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최고급 차량(리무진)을 렌트하는 등 국민 혈세를 흥청망청 쓴 것으로 확인됐다”며 출장 관련 영수증과 지출결의서 등의 근거 자료를 제시했다.
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방 사장은 9월 24일 뉴욕 도착 첫날 철갑상어 전문식당에서 한 끼 식사비로 930달러(약 112만 원)를 지출하고는 ‘뉴욕 한국문화원장과 업무 협의’ 명목으로 비용을 처리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뉴욕 한국문화원장은 방 사장과 식사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UN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을 당시 뉴욕 명품 아울렛인 ‘우드베리 아울렛(WoodBury Outlet)’에서 장시간 머무르며 이곳에서의 식사비는 ‘UN본부 서 과장과의 업무 협의’라고 처리했다. 하지만 서모 과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방 사장과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가족과 함께 리무진 렌터카로 아울렛 쇼핑을 간 것이라고 한다. 실제 방 사장의 딸은 출장 기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빠 출장 따라오는 껌딱지 민폐딸’이라며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방 사장은 바로 사의를 표명했고, 문체부는 방 사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방 사장의 사의를 절대 수용해서는 안 된다”며 “사의를 수용할 경우 방 사장은 또 다시 국민 세금으로 ‘퇴직금’을 수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현행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인사 운영에 대한 지침’에 따르면 비리에 연루된 임직원이 파면·해임·정직 등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사표를 내도 수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파면‧해임될 경우 앞으로 5년 간 공공기관 장으로 취임할 수 없다.
언론노조는 “방 사장의 위법 행위가 충분히 드러난 만큼 증거를 인멸하거나 은폐하지 못하도록 구속 수사해 엄벌해야 한다”며 “방 사장에 대한 파면‧해임 절차에 돌입해 퇴직금을 수령하거나 다른 공공기관장을 맡을 수 없도록 우선 엄중히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문체부는 방 사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문체부 측은 “2월 5일까지 특별 조사를 진행하되 필요하면 기간을 연장하고, 조사 결과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변했지만 정부와 시민사회단체들의 거센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