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현 방송 시장에서 모두 다 생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던 종합편성채널이 5년여 만에 부쩍 성장해 ‘종편 스타일’로 방송 시장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지상파 3사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언제 뒤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종편 규제를 지상파 방송사와 같은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4월 15일 공개한 ‘2015년 TV 방송 채널 시청점유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의 시청점유율은 2011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는 반면 종편 4사의 시청점유율은 2011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전문채널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청점유율은 전체 TV 방송에 대한 시청자의 총 시청 시간 중 특정 방송 채널에 대한 시청 시간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로 시청률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1인당 1일 평균 시청 시간은 191분으로 지난해보다 7분 더 적게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채널별 시청점유율은 KBS 1TV가 13.210%로 1위를 차지했으며 MBC 12.240%, KBS 2TV 11.288%, SBS 5.732%가 그 뒤를 이었다. SBS와 지역 민방의 시청점유율을 합한 SBS 네트워크의 시청점유율은 10.487%로 기록됐다.
눈에 띄는 점은 종편 채널인 MBN이 SBS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MBN의 시청점유율은 4.212%로 SBS와는 1.520%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2011년 종편 개국 당시 대다수 전문가들이 내놓았던 “종편끼리 생존 경쟁에 나서면서 제로섬 게임이 심화돼 2개 정도의 사업자만 살아남을 것”이란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대비 올해 채널A 0.864%포인트, MBN 0.680%포인트, JTBC 0.331%포인트, TV조선 0.227%포인트 등 종편 4사 모두 시청점유율이 상승했다”며 2011년 이후 종편 4사의 시청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편의 상승세와 달리 지상파의 경우 지상파 3사와 계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를 포함한 시청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에 따르면 계열 PP를 포함한 지상파 3사의 시청점유율은 2011년 71.872%, 2012년 69.730%, 2013년 64.216%, 2014년 61.286%, 2015년 58.203%로 지금 추세라면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50% 이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종편의 성장세를 반영해 지상파와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종편 특혜로 거론되고 있는 중간 광고, 1사 1렙, 의무전송채널, 방송발전기금 면제 등의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종편 규제 강화를 미디어 분야 공약으로 내놓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종편 개국 당시 수많은 특혜를 주었는데 지상파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케이블과 종편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만큼 종편에게 주었던 특혜를 거두어야 할 시기가 됐다”며 “새로 꾸려지는 국회가 달라진 미디어 환경을 최대한 반영해 지상파의 규제를 어느 정도 완화하고, 종편 역시 지상파 수준으로 맞춰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정립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