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의 라디오방송

디지털시대의 라디오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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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의 라디오방송

 

1. 라디오의 미래

디지털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라디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혹자는 라디오의 시대가 막을 내리느냐 아니면 새로운 시장으로의 변화를 가져오느냐에 대해서 서로 다른 예측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방면에서의 라디오 청취도와 매체 선호도 조사 결과는 PC나 휴대용 오디오기기(MP3 등)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라디오에 대한 선호도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TV나 DMB 등의 영상 매체는 시청자들을 묶어놓는 반면, 라디오는 청취자들에게 가장 많은 행동의 자유를 준다는 장점으로 나름대로의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다.

라디오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매체는 다양한 방면으로 디지털화의 요구를 받고 있다. TV는 디지털화가 진행 중으로 조만간 아날로그 매체는 사라질 것이 라디오의 경우에도 아날로그FM 주파수의 부족, 상호 혼신 등의 문제로 인해 디지털화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물론 지금도 다양한 디지털기기(PC, 휴대폰, PDA 등)를 통해 라디오방송을 들을 수 있으며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지만 지상파방송 중 마지막 남은 아날로그 매체인 라디오의 디지털화를 통해 고음질 및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여 청취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라디오의 생존을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 라디오 매체의 특징 ]

󰋼 수신기가 저렴하고 무료로 청취 가능한 보편적 매체

󰋼 재난 발생 시 중요한 정보전달 수단

󰋼 기술혁신과 관계없이 중요한 정보 Source이자 간편한 오락 매체

󰋼 정보격차와 양극화 추세 속에 서민들에게 양질의 정보 제공

󰋼 지역성 구현이 용이한 지역밀착형 매체

󰋼 상대적으로 가장 건전한 방송 매체

󰋼 다른 일을 하면서 들을 수 있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매체

󰋼 사용자가 상상력을 발휘하여 재해석, 재창조할 수 있는 매체

󰋼 인터넷, 모바일, DMB등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플랫폼

을 다양화하기에 용이한 “가벼운” 매체

 

2. 뉴미디어 홍수 속에서도 FM 방송이 선전하는 이유

한때 디지털TV 전송방식 채택 문제로 방송계가 한바탕 홍역을 치룬 적이 있었다. 오랜 논쟁 끝에 국내 디지털표준은 유럽방식(DVB-T) 보다 이동수신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던 미국방식(ATSC)을 채택했고, 대신 이를 보완하기 위해 DMB라는 새로운 매체를 탄생시켰다.

출범 당시만 해도 이동 중에 라디오뿐만 아니라 TV까지도 수신이 가능한 DMB는 FM 방송에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DMB가 방송을 시작한지 5년이 지났고 IPTV와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원하는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지만 FM 방송은 여전히 건재하다. 아날로그 방송인 FM이 뉴미디어 홍수 속에서도 이처럼 선전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첫째, 라디오 방송은 이동수신에 가장 적합한 매체이다.

일상생활에서 FM 방송을 가장 많이 듣는 곳은 차량안이다. 자가차량을 운전하던 택시를 타던 많은 사람들이 차량안에서 FM 라디오를 듣는다. 요즘 웬만한 차에는 DMB 수신기나 CD Player는 갖추고 있다. 하지만 DMB 방송은 주로 TV 위주이기 때문에 운전 중 시청이 부적합 한데다 대게는 차량 오디오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지 않아 음질이 매우 열악하다. 또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CD의 음악은 몇 번 듣고 나면 곧 지루해 진다. 이에 비해, FM 방송은 실시간으로 고음질의 프로그램을 들려주기 때문에 운전에 지장을 주지도 않을뿐더러 내용 반복이 없어 이동 중에 수신하기에 가장 적합한 매체이다.

둘째, 라디오 방송은 다양한 형태의 수신기가 보급되어 있어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

FM 방송 수신기는 정말 다양한 형태로 보급되어 있다. 전문가용 FM Tuner에서부터 소형라디오까지 형태도 다양하고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카세트라디오, CD 플레이어, MP3 플레이 등의 기기에도 FM 수신기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원하기만 하면 어디서든지 FM방송을 들을 수 있어 개인의 취향이나 상황에 맞게 FM 방송을 수신할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마니아들은 가정에 전문가용 FM Tuner 설치해 놓고 음악 채널을 듣는가 하면, 운동 중인 사람은 소형 FM 수신기로,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중형 카세트라디오로, 운전 중인 사람은 차량에 내장된 FM 수신기로 FM방송을 듣고 있다. FM 방송만큼 다양한 형태의 수신기가 보급된 매체는 없다.

셋째, 아날로그 방송만의 강점을 잘 갖추고 있다.

아날로그인 FM 방송 수신기는 외부에 들어나 있는 버턴을 누르거나 다이얼을 돌려 채널을 전환한다. 여러 단계를 거쳐야 원하는 콘텐츠를 찾을 수 있는 디지털 기기 보다는 조작이 간단해 최신 기기에 서툰 중장년층에게는 친숙하다. 또한, 채널전환에 꽤 긴 시간이 필요한 디지털 매체에 비해 채널전환 시간이 필요치 않은 것도 큰 장점이다.

넷째, 다양한 채널의 방송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

KBS만 하더라도‘시사정보 전문채널’인 1R FM, ‘종합 오락 채널‘인 2R FM, ‘고전음악과 국악전문 채널’인 1FM, ‘대중음악 전문채널‘인 2FM 등 4개의 FM 채널을 운용하고 있다. MBC, SBS 역시 각 2개씩 FM 채널을 운용하고 있고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음 등에서도 종교채널을 운용 중에 있다. 이처럼 다양한 채널을 실시간으로 방송하고 있는 것도 많은 사람들이 FM을 선호하는 이유이다.

[ 디지털 라디오 도입이 필요한 이유 ]

󰋼 아날로그 라디오의 열악한 수신 상태 해결

󰋼 깨끗한 음질과 5.1채널 서비스 등의 고품질 서비스 가능

󰋼 (메타)데이터, 이미지,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형 부가서비스 가능

󰋼 WiFi, 3G, 4G 등 통신기술을 이용한 결합서비스 제공 가능

󰋼 신규 채널 등 다채널로 수용자 선택권 확대

󰋼 라디오 청취자의 디지털미디어 접근을 유도, 디지털낙오자 방지

󰋼 디지털미디어 산업의 확장과 연관효과 창출

•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통해 라디오사업자 및 연관 산업 종사자들에게 신규 수익 사업 창출의 기회 제공 → 디지털미디어와 콘텐츠 산업의 확대 가능

• 제작, 편집, 송출, CRM, DRM, Archive 등 디지털장비, 솔루션 산업분야의 발전 촉진

• 단말기 산업 발전

• 인터넷, 모바일, 디지털TV 등 디지털 네트워크 및 미디어와의 융합서비스 개발 및 제공으로 디지털 미디어 산업 발전 가속

위에서 살펴본 장점들로 인해 현재까지는 FM 방송이 선전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매체 영향력은 줄어 들 것이다. 다만 그 줄어드는 속도가 어떨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매체 영향력이 강할 때 디지털전환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FM 방송의 성공적인 디지털전환이 가능하고 지금처럼 영향력 있는 매체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 디지털 라디오 서비스의 필수 조건 ]

󰋼 무료로 서비스되는 보편적인 이동수신매체여야 함

󰋼 뛰어난 음질이 보장되어야 함

󰋼 (오디오 only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이미지와 영상, 문자 등의 메타데이터, 부가데이터 서비스를 포함하는 오디오 중심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함.

󰋼 안정적인 단말기 보급이 전제되어야 함

󰋼 사용자 만족도 및 선택권 확대, 아날로그 라디오와의 차별화를 위해 신규채널이 확보되어야 함.

󰋼 SFN이 가능해야 함

 

3. 디지털라디오 동향

전세계적으로 많은 라디오 방송사들이 디지털라디오 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움직임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특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중 AM(중파,단파)은 디지털 전환시 품질이 FM급으로 개선되었으나,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량(프로그램)이 적어 전환비용과 운용비용에 비해 방송사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부족하다. 또한 청취자들을 현혹할 수 있는 장점들이 적어 디지털로 전환하는 속도가 느리다. 이와관련 KBS는 2006년 개봉송신소, 2007년 보성중계소에서 DRM방식으로의 중파 디지털 시험방송을 실시하여 품질과 데이터량 검증을 통해 디지털 전환 가능성을 검토하기도 하였다.

반면에 FM은 다수의 프로그램 및 데이터방송, 동영상까지 전송이 가능해 방송사나 청취자들에게 다양한 장점을 주고 있어 TV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는 국가는 FM디지털 전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FM 디지털 방식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기존 FM사용 주파수 대역 내에서 전환하는 IN-Band방식과 전혀 다른 주파수 대역에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Out-of-Band 방식이다. 전자에는 HD-RADIO와 DRM+가 있으며, 후자에는 DAB계열인 DAB, DAB+, T-DMB등이 있다.

먼저 HD-RADIO(IBOC, In-Band-On-Channel)는 기존의 FM대역 위아래에 동일한 디지털 신호를 추가하여 아날로그와 디지털방송을 제공하는 방식이며 미국, 브라질 등에서 서비스 중이다. DRM+는 기존 FM 사용 주파수 사이의 보호대역에 100㎑ 대역폭의 디지털 신호를 삽입하여 방송서비스를 하는 방식이며, 기술표준은 2009년 ETSI승인을 받았다. 유럽 일부 국가(독일, 프랑스 등)에서 실험방송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Eureka 147방식의 DAB계열에는 현재 유럽 다수 국가에서 방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DAB방식(오디오코덱 : MUSICAM)과 향상된 오디오 코덱(HE-ACC)을 적용하여 전송율을 2배이상 향상시킨 DAB+, 그리고 한국에서 적용하고 있는 T-DMB 오디오방송(오디오코덱 : BSAC)이 있다.

미국에서는 HD-RADIO가 이미 보편화 되어 있으며, DAB는 유럽 대다수 국가에서 방송 중으로 수신기도 저렴한 가격으로 상용화 되어 있다.

구 분

DAB/DAB+/T-DMB

HD Radio

DRM+

주파수 사용

 

4. 디지털라디오 시대를 대비하며

라디오 매체의 디지털 전환은 앞에서 얘기한 무료 보편/타당성과 재난 방송 매체로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 다만, 매체별 특성을 고려하여 중파의 경우 기간방송 및 재난방송으로서의 역할과 필요성, 단파의 경우 해외 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국제방송으로서의 역할, 수신기 개발/보급 추이, 국제적 동향 등 다방면에 대한 검토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가장 많은 청취자를 확보하고 있는 FM의 경우 이미 일부 채널은 DMB를 통하여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디지털 전환에 대한 요구도 가장 크고, 또 그 기반 여건도 어느 정도 성숙되어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TV 방송의 디지털 전환 완료가 가시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디지털 라디오를 위한 주파수 확보 방안에 대한 연구 및 디지털 매체로써 이름에 걸맞는 진일보된 멀티미디어 서비스 개발에 대한 노력 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끝.

 

 

 

김칠성 송신시설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