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이란 말이 여기저기서 끊이질 않는다. 분위기만 봐서는 서둘러 웹2.0의 대열에 동참하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다. 웹2.0을 넘어 이제 웹3.0 얘기를 논하고 있다. 인터넷을 둘러싼 정보 유통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다. 하지만 웹2.0이란 말이 쏟아지면 쏟아질 수록 한편에선 도대체 웹2.0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궁금해 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과연 웹2.0이란 무엇인가.
웹2.0은 학술용어도 아니고 기술용어도 아니다. 특정한 기술이나 제품, 또는 서비스를 일컫는 말도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접하고 있는 인터넷(정확히 얘기하면 웹)에서 나타나고 있는 어떤 거대한 변화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어디까지가 웹1.0이고 어디서부터 웹2.0인지 구분하려 한다면, 그래야 속이 시원하다면 그런 생각부터가 1.0식 사고방식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럼, 웹2.0이 의미하는 거대한 변화란 무엇인가. 웹2.0을 얘기하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말이 세가지 있다. 바로‘개방, 공유, 참여’다. 웹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양상을 분석해본 결과 ‘개방, 공유, 참여’라는 세가지 단어로 요약된다는 말이다. 어느 순간 웹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가 점점 더 확대되고 커지면서 이전과는 다른 ‘어떤 공통된 양상’을 확연히 보여주게 됐고, 그 양상을 이전과 구분하기 위해 웹2.0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말은 미국의 IT 전문 출판사 오라일리가 처음 사용했다. 2004년 오라일리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웹의 변화에 웹2.0이라는 말을 붙였고, 그해 10월 새로운 변
화를 조명하기 위한 컨퍼런스를 개최하면서 웹2.0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바로 ‘제1회 웹2.0 컨퍼런스’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말이 웹2.0이다.
웹 1.0 | 웹 2.0 |
더블클릭 | 구글 애드센스 |
오포토(Ofoto) | 플리커(Flicker) |
아카마이 | 비트토렌토 |
MP3.com | 냅스터 |
브리태니커 온라인 | 위키피디아 |
개인 홈페이지 | 블로그 |
이바이트 | 업커밍과 EVDB |
도메인 선정 | 검색엔진 최적화 |
페이지 뷰 | 클릭당 과금 |
스크린 스크래핑 | 웹 서비스 |
배포(Publishing) | 참여 |
컨턴츠 관리 시스템 | 위키(Wiki) |
디렉토리 | 태깅 |
개별 사이트 접속 | 신디케이션 |
<웹1.0과 웹2.0 서비스의 비교 -오라일리>
위 표는 오라일리가 비슷한 성격의 사이트나 서비스를 웹2.0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기준으로 비교해 놓은 것이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내용이나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사이트가 있어 언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위 표를 요약해보면 다시‘개방, 공유, 참여’라는 세가지 화두로 정리할 수 있다. 서비스업체가 제공하는 음악을 선택해서 듣기만 하는 MP3.com과 이용자끼리 서로 음악파일을 주고받으며 들을 수 있는 냅스터. 출판사가 일방적으로 정리해 제공하는 내용을 검색해서 볼 수 있는 브리태니커 온라인과 사전 편집 자체를 네티즌들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위키피디아이. 내가 만든 콘텐츠를 보여주는데 치중한 홈페이지와 댓글과 트랙백 등을 이용해 독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길 원하는 블로그. 이들의 차이는 바로 개방, 공유, 참여가 있느냐 없느냐, 또는 그러한 정신이 적고 많음의 차이로 요약할 수 있다.
개방, 공유, 참여를 강조한 웹2.0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주목받고 있는 기술과 서비스들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우선 블로그. 블로그는 이전의 개인 홈페이지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전혀 다르다. 홈페이지는 내가 만든 콘텐츠를 어떻게 보여줄 지, 어느 위치에 보여줄 지 이쁘게 디자인돼 있다. 이에 반해 블로그는 아주 단순하다. 글을 쓰면 그냥 그 글이 그대로 제일 위에 보여진다. 특별히 디자인이라고 할 것도 없다. 하지만 웹2.0을 화두로 얘기할 때 둘 사이의 차이는 디자인이 아니라, 글을 읽는 독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에 차이다. 홈페이지는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읽는 이는 독자일 뿐이다. 하지만 블로그는 내 생각과 글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읽는 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 그들의 피드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단순히 독자가 아니라, 다른 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열린(개방) 창구인 셈이다. 이 때문에 블로그는 댓글, 트랙백 등 읽는 이들이 내 블로그에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기능들이 기본 제공된다.
오라일리가 웹1.0과 웹2.0의 비교를 위해 개인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예로 든 것도 이같은 이유다. 하지만‘홈페이지는 웹1.0이고 블로그는 웹2.0이다’고 단정지어서는 안된다. 상대적인 비교였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홈페이지가외부 독자의 참여를 강조해서 디자인되고 참여할 수 있는 기능들을 갖췄다면 웹2.0화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유를 예로 들면‘매시업(Mash Up)’ 기술을 꼽아볼 수 있다. 매시업은 일명 ‘짜깁기’서비스다. 웹 서비스를 하나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일일이 다 개발할 필요없이 이미 다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이것 저것 가져다 조합해서 나만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검색엔진은 네이버의 검색엔진을 갖다 붙이고, 구글에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를 가져다 얹을 수 있다. 아마존의 방대한 책 DB를 마치 내가 서비스하는 것처럼 끌어다 붙여놓을 수도 있다. 물론 공짜로. 네이버나 구글, 아마존 등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시스템을 그렇게 가져다 써도 좋다고 열어놓았다. 이렇게 서비스 업체들이 열어놓은 서비스들을 이리저리 조합해 나만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기술이 바로 매시업이다.
이같은 많은 기술들이 웹2.0 시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들도 새롭게 등장한 것보다는 이전부터 있어 왔던 기술들이 새롭게 주목받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술들이 주목받고 그 기술을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웹세상의 거대한 변화를 이끈 것이다. 또, 웹2.0이 주목을 받으면서 이 같은 기술들을 채택하는 기업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더 새로운 기술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기술이 서비스를 낳고, 서비스는 다시 기술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정반합의 결과가 결국 웹2.0을 낳은 셈이다.
김상범 |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