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의 결합, 판도 바뀌나

다음-카카오의 결합, 판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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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통합법인의 이름은 ‘다음카카오’이며 양사는 오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기점으로 합병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칠 생각이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현재 다음은 국내 온라인 시장이 모바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반면, 카카오는 모바일 영역에서 상당히 강력한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을 표방한 카카오가 막대한 자금력을 가지지 못해 모바일 시장에서의 우위를 해외 진출 및 기타 영역의 공격적인 투자로 이어가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양사의 합병은 양쪽이 부족한 점을 거의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이러한 점만 고려해도 네이버의 독주체제를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게다가 카카오는 강력한 모바일 인프라를 바탕으로 상당한 실적을 올렸지만 게임 외에는 별다른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다음은 대한민국 인터넷 역사를 관통하는 대표성에 이어 상당한 콘텐츠를 쌓아둔 상태다. 이러한 부분도 양사의 합병이 주는 시너지 효과로 평가된다.

   
 

한 마디로 양사의 합병은 서로가 부족한 부분은 절묘하게 채워주는 신의 한수라는 평가가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양사의 합병이 위험한 결정이라는 평도 나온다. 우선 지배구조상 주인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던 다음이 이번 합병으로 주인, 즉 오너가 생겼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음의 대주주이자 창업자의 지분이 현재 14.1%인 상황에서 카카오의 우회상장을 위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통합법인의 실제 ‘오너’가 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는 형식으로 통합이 진행되면 김범수 의장은 통합법인의 30%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참신하고 새로운 집단운영체제를 표방하던 다음이 오너의 지휘를 받는 통합법인 체제로 정비되면 지금까지 다음 본연의 색을 상실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요소’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반박도 있다. 다음과 마찬가지로 카카오도 신선하고 참신한 경영을 통해 이름을 떨쳤던 만큼, 양사의 합병은 그 자체로 시너지의 결정판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강한 설득력을 가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