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지상파 UHD 본방송 어렵다” 공감대 확산 ...

“내년 2월 지상파 UHD 본방송 어렵다” 공감대 확산
미래부와 방통위도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 많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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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UHD 정책 세미나[방송기술저널 백선하 전숙희 기자] 2017년 2월로 예정돼 있는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 일정이 촉박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12월 12일 오전 10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UHD 방송 정책 세미나’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 대다수는 “지상파 UHD 본방송에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2달여 후에 계획대로 지상파 UHD 본방송을 시작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UHD 본방송을 차질 없이 해내기 위해서는 새로이 채택된 ATSC 3.0 표준 기반의 방송 송출‧송신 시설을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하고, 이에 맞춰 UHD TV를 적기에 출시해야 하며, 안테나 보급 등 시청자들이 불편 없이 UHD 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며 지상파 UHD 방송을 앞두고 여러 가지 현안들이 산적해 있음을 인정했다.

한국방송학회와 이번 세미나를 공동 주최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도 이 부분에 공감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지상파 UHD 본방송 돌입을 앞두고 있지만 수신 안테나의 TV 내장, 공시청 수신 설비 등 직접 수신 방안과 지상파-TV 제조사-유료방송 등 이해관계자 간의 이해 충돌로 본방송 실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으며, 이은권 새누리당 의원 역시 “표준 결정 지연에 따른 UHD TV, 셋톱박스 등 시청 환경 준비 미비, 지상파 UHD 본방송 직접 수신 가구 극소수, UHD 방송 인프라 구축 및 콘텐츠 제작을 위한 막대한 투자비 등을 고려할 때 계획대로 실현 가능할지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주정민 전남대 교수는 △기술 표준 및 시청 기반 확보 측면 △서비스 기반 확보 측면 △콘텐츠 제작 및 수급 측면 등 지상파 UHD 방송을 위한 준비 전반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주 교수는 먼저 “미국식 표준인 ATSC 3.0은 내년 1/4분기에 미국에서 표준이 완료될 예정으로 아직 보안 부문 표준이 미완성됐다”며 “만약 우리나라에서 본방송을 진행한 이후에 미국 표준이 바뀔 경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언급한 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사에서 지난 8월 기술 표준의 미확정, 내장형 안테나 탑재 등의 문제로 지상파 UHD 본방송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상파 UHD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ATSC 3.0의 UHD TV가 내년 2월쯤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UHD TV 수신기 보급 부분에 문제가 있는데 이에 더해 이미 판매된 유럽식 표준의 UHD TV 컨버터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 UHD 본방송이 시작돼도 이를 시청할 수 있는 국민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문행 수원대 교수도 “지상파 UHD 방송이 방송되도 실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국민은 극히 일부”라며 “지상파 UHD 방송의 수신율 저하는 700MHz 주파수를 지상파 UHD 방송용으로 할당한 기본 취지와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공감을 표했다.

지상파 UHD 방송 소관 부처인 미래부와 방통위에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정했다. 김정기 미래부 방송산업정책과 과장은 “과거 컬러 TV 도입과 HD 도입 등이 다른 나라보다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해 국내 방송 산업이 한 단계 성장했던 경험이 있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뒤처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서두르고 있는데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방송 일정 연기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는 하고 있지만 우선 방송사나 가전사 등에서 협력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낙준 방통위 지상파방송정책과 과장도 “당초 일정을 짤 때도 타이트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목표에 맞춰하겠다는 정책 의지가 담긴 일정”이라며 “현재 논쟁이 많기 때문에 일정을 체크하면서 어떻게 할 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과장은 “관련해서 한 가지 오해하시는 게 정부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 때문에 고집한다고 하는데 내년 2월이 아니라 2년이나 3년 후에 해도 우리가 세계 최초일 것”이라며 “타이틀에 집착해서 고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