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민원사주’ 의혹…권익위, 방심위에 재조사 요구 ...

끝나지 않은 ‘민원사주’ 의혹…권익위, 방심위에 재조사 요구
언론노조 방심위지부 “최측근에 의한 조사 믿을 수 없어…권익위 직접 재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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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을 재조사하라고 요구했다. 방심위 내부에서는 자체 조사를 믿을 수 없다며 권익위가 직접 재조사해야 한다는 촉구가 이어졌다.

이명순 권익위 부패방지부위원장은 3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류 위원장 민원 사주 의혹과 관련해 방심위 사무처 직원의 증언 번복을 이유로 “방심위원장의 사적 이해관계자 신고·회피 위반 관련 이의신청 내용을 검토하고 방심위에 재조사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장경식 방심위 강원사무소장이 류 위원장 동생의 민원 신청이 담긴 보고서를 류 위원장에게 보고했다며, 과거 보고한 적 없다던 증언을 번복한 것이다.

류 위원장은 지난 2023년 9월 가족과 지인에게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 파일’을 인용 보도한 방송사를 심의해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넣도록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같은 해 12월 방심위 내부 공익신고자가 류 위원장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권익위에 신고했고, 권익위는 2024년 7월 자체 조사하라며 사건을 방심위로 송부했다. 방심위 감사실의 자체 조사 결과는 ‘판단할 수 없음’이었다.

권익위의 발표 후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심위지부는 방심위 전체회의 전후로 회의장 앞에서 류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와 사퇴 그리고 권익위의 직접 재조사를 요구했다.

언론노조 방심위지부는 성명을 통해 방심위에서 자체 조사를 할 경우 류 위원장이 최측근인 박종현 감사실장에게 조사를 맡겨 제대로 조사를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며, 권익위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권익위가 직접 재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회의장에서 한 MBC 기자는 류 위원장에게 장 소장의 진술 번복에 관한 입장 등을 묻다가 방심위 사무처에 의해 퇴장당하기도 했다.

류 위원장과 강경필·김정수 방심위원은 입장문을 내고 일방적인 질문 공세를 퍼부으며 개의 선언 등 회의 진행을 사실상 방해한 데 따른 조치였다며, 국민의 삶에 직결된 심의는 어떤 세력의 방해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사안을 심각히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 기자는 물론 해당 방송사에 대해 엄중 경고한다”면서 “앞으로 국민 권익과 직결된 심의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