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재‧김현 방통위원 퇴임…방통위, 당분간 ‘업무공백’

김효재‧김현 방통위원 퇴임…방통위, 당분간 ‘업무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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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김효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과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의 임기가 8월 23일 종료됨에 따라 5기 방통위 활동이 마무리됐다. 그동안 3인 체제로 운영되던 방통위에는 이상인 상임위원만 남게 됐다.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상임위원 5인 중 위원장을 포함한 2인은 대통령이 지목하고, 3인은 국회 추천을 받는다. 국회 추천의 경우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됐던 정당의 교섭단체가 1인을 추천하고, 그 외 교섭단체가 2인을 추천한다.

5기 방통위는 안형환 부위원장(현 국민의힘 추천/임기 3월 30일), 김창룡 상임위원(문재인 대통령 지목/임기 4월 5일), 한상혁 방통위원장(문재인 대통령 지목/임기 7월 31일), 김효재 상임위원(현 국민의힘 추천/임기 8월 23일), 김현 상임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임기 8월 23일)으로 구성돼 있었다.

5기 방통위원들은 지난 3월 안형환 부위원장을 시작으로 차례로 임기가 만료됐다. 민주당은 안 부위원장 후임으로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을 추천했지만 최 전 의원은 아직까지 임명되지 않았다. 정부‧여당 측에선 최 전 의원이 한국정보산업연합회(KFII) 상근부회장직을 역임한 점 등을 결격 사유로 들며 최 전 의원의 임명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최 전 의원의 지명을 반대하며 “3년 동안 이동통신사, ICT 등의 연합회를 이끌고 회원사들의 이권을 대변한 자를 방통위원에 임명한다는 것은 절대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5월 4일 김창룡 상임위원 후임으로 이상인 변호사를 임명했다. 이 상임위원의 합류로 3인 체제였던 방통위는 여야 2대2 구도로 바뀌었다.

여야 2대2 구도는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면직당하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윤 대통령은 5월 30일 한 위원장에 대한 면직 처분을 재가하면서 “방통위원장으로서 지휘‧감독 책임과 의무를 위배해 3명이 구속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발생시켰고, 직접 중대 범죄를 저질러 형사 소축되는 등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러 면직했다”고 밝혔다.

김효재 직무대행과 이상인 상임위원, 김현 상임위원 3인 체제로 정비된 이후 방통위는 공영방송 관련 안건들을 막힘없이 처리했다. 수신료 분리징수부터 KBS‧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EBS 이사 해임, 방문진 검사‧감독 등 방통위의 잇따른 의사결정에 김현 상임위원은 반대의 뜻을 밝혔으나 김 직무대행과 이 상임위원의 찬성에 따라 모든 안건들은 처리됐다.

김 직무대행과 김 상임위원의 갈등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김 직무대행은 퇴임사에서 “이육사 선생이 절정에서 노래했듯이 ‘서릿발 칼 날진 그 위에 서 있는’ 느낌으로 보냈다”면서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방송과 통신 그리고 새로운 미디어의 탄생을 목격하면서 그 변화의 물결에 어떻게 뒤처지지 않게 할 것인지, 그러기 위해 거버넌스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고민이 많았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후임에 그 무거운 책무를 남겨두고 떠나게 된 것이 아쉽고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견해 차이로 화합하는 방통위를 만들지 못한 건 아쉽다”고 덧붙였다.

김 상임위원은 “3인 체제에서 40여 년 간 진행돼 온 수신료 통합징수를 졸속으로 개정했고, 공영방송 이사를 기소했다는 이유로 쫓아내는 등 폭거 앞에 무력함을 느꼈다”며 “방송의 자유와 공익성을 높일 수 있게 심혈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방송은 물‧공기와 같다”며 “오염되고 나서야 불편함과 위험을 느끼게 되고, 개선을 위해서는 몇 곱절의 노력을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인사청문회를 마친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합류하게 되면 6기 방통위는 당분간 2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김 직무대행의 후임으로는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이 추천됐고, 김 상임위원 후임으로는 20대 국회 과방위에서 활동했던 김성수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공영방송 등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6기 방통위 구성 완료까지 쉽지 않을 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