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통위원장 사퇴…윤 대통령, 즉각 사의 수용

김홍일 방통위원장 사퇴…윤 대통령, 즉각 사의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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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국회 본회의에 탄핵소추안이 보고되기 전 자진 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김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

김 위원장은 7월 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라는 작금 사태로 인해 국민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 통신 미디어 정책이 장기간 멈춰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사퇴 배경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야당이 국회에 발의한 탄핵안에서 주장하는 탄핵사유가 법적 정당성을 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국민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야당의 탄핵 소추 시도는 헌법재판소의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구하려는 것보다 저에 대한 직무정지를 통해 방통위의 운영을 마비시키고자 하는 정치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동안 위원회를 통해 이뤄진 안건들은 저와 부위원장이 법과 양심에 따라 적법하게 심의 의결해 결정했다”며 “위원회의 심의 의결과 관련해 최근 일부 정치권의 방통위 사무처 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의견 개진이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사퇴는 국회 본회의에 탄핵소추안이 보고되기 전 이뤄진 것이다. 탄핵안이 본회의에 보고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을 해야 한다.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도 지난해 12월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표결하기 직전 자진 사퇴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새로운미래 등 야5당은 김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뒤 김현‧이해민‧윤종오 의원이 공동대표발의로 김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6월 27일 국회에 제출했다.

야5당은 “윤석열 정권은 잘못된 국정기조를 전환할 생각은 하지 않고 언론장악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에 경종을 울리고 총선에서 확인한 민심을 확고히 전달하기 위해 국회가 김홍일 방통위원장 탄핵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핵소추의 사유는 △위법한 2인 의결 △부당한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관리 소홀에 따른 직무유기 △국회 출석 및 자료요구 거부 △TBS에 대한 관리소홀 등 다섯 가지다.

김 위원장의 사퇴로 방통위는 이상인 부위원장 1인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방통위는 이 부위원장의 방통위원장 직무 대행 체제로 전환됐음을 7월 2일 밝혔다. 의사정족수(2인 이상)를 채우지 못해 의결은 불가능하지만 후임 위원장이 임명되면 방통위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방통위원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 등의 절차를 거치면 임명이 가능하다. 현재 후임 방통위원장 후보로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의 입장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국정을 마비시킨 민주당의 ‘탄핵 남발’의 대가는 반드시 되돌아올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민주당은 “방송장악 뺑소니범 김 위원장을 지명수배한다”며 “끝까지 단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돼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로 통과된다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방통위원장의 직무는 바로 중단된다”며 “야당의 비이성적 압박에 맞서 국정에 부담을 주지 않고 방통위의 기능 마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의 결단으로, 윤 대통령은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이상인 방통위원장 권한대행을 향해서도 ‘이동관, 김홍일에 이어 세 번째 탄핵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라’며 여지없이 겁박하고 있다”면서 “도대체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한 탄핵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방송 장악을 위해 방통위를 민주당 손아귀에 넣고 당대표 방탄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려는 횡포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국정의 목표·정치의 목표는 오직 ‘국민’과 ‘민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언론 장악에 부역하다 탄핵을 당할 위기에 처하자 줄행랑쳤다”며 “런동관, 런종섭에 이은 ‘런홍일’의 탄생”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은 ‘꼼수 사퇴’를 정당화하는 퇴임식까지 열었다”며 “‘방송장악 뺑소니범’ 김 위원장이 설 곳은 퇴임식장이 아니라 법정”이라고 했다. 이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면서 “국민의 열망인 방송4법을 반드시 처리해 윤석열 정부의 방송 장악으로부터 언론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