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상파 UHD 방송 전송방식 논의

[기고] 한국 지상파 UHD 방송 전송방식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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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곤 KBS 기술연구소 팀장

700MHz 주파수의 지상파 UHD 방송용 할당은 우리나라 국회, 정부, 방송사에 있어서 역사의 한 획을 그을 기록이다. 비록 30MHz 할당에 그쳐 지역 UHD 방송 추진, 난시청 해소, 혼신 회피 등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정부, 방송사, 가전사 등이 슬기롭게 이슈를 해결해 가야 할 시점이다. 따라서 지상파 UHD 방송을 위한 전송방식은 주파수 효율화에 중점을 두고 융합형 서비스가 가능한 방식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본고를 통해 현재 국내 UHD가 당면한 기회와 제약 등을 살펴보고, 이 상황이 향후 4K 한류와 지상파방송 재도약의 지렛대로 작용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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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MHz 주파수 분배 고시

국무조정실은 2014년 10월 20일 주파수심의위원회(위원장 추경호, 국무조정실장)를 발족, 700MHz 대역 주파수 분배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 14일 금요일 본 위원회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상정한 통합공공망용 주파수 분배(안)을 심의했다. 그 결과, 위원회는 재난망 구축의 시급성을 고려해 700㎒ 대역에서 20㎒ 폭(718~728㎒, 773~783㎒)을 통합공공망 할당을 의결했다. 또한 기 결정된 이동통신 대역 재검토를 포함한 잔여 대역(88㎒ 폭)에 대해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견수렴과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위 결과에 따라 2015년 7월 27일 제3차 주파수심의위원회에서 지상파 UHD용으로 30MHz 폭을, 이동통신에 40MHz 폭(상하향 20MHz)을 분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행정예고를 거쳐 제2015-57호로 ‘대한민국주파수분배표 일부개정’을 2015년 8월 21일에 고시했다. 다만, “698~710㎒ 및 753~771㎒의 주파수 대역은 UHDTV 방송용으로 사용하되 UHDTV 전환 기간에 한해 사용한다.”고 명시했다.

700MHz 대역의 지상파 UHD 분배에 대해서 지난 2010년부터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방송협회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정보통신부 시절의 ‘모바일광개토플랜’에 매몰돼 지상파 할당 절대 불가 입장이었다.

UHD 방송과 변화

DTV 방송 Full HD와 Ultra HD의 차이점을 과장해서 표현하면, 미국 네바다주의 ‘그랜드캐니언’을 인터넷으로 보다가 직접 현장에 가서 경탄하는 느낌이라 하겠다. 일단 4K의 거대한 화면으로 시야가 감싸진다. 초당 60장의 연속된 화면으로 카메라의 패닝과 틸트에 의한 불연속성이 제거된다. 피사체 사물의 원본 컬러를 재현해 실감이 난다.

또한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을 적용해 기존 TV에선 억압됐던 하이라이트가 그대로 재현돼 실감 영상이 가능하다. 광색역(WCG:Wide Color Gamut) 사용으로 원본 컬러에 가까운 색을 TV 화면에서 볼 수 있다.

그러면 지금 Full HD인 DTV는 UHD 등장과 함께 퇴물이 되는가? 그렇지 않다. 다만 아날로그 TV가 겪은 격변으로 인해 당시 구현 불가능한 기술은 자연히 다음 세대에 위탁됐다고 봐야 한다. 아날로그 TV 방식인 NTSC 컬러를 100%로 기준을 삼으면 DTV가 ITU-R Rec. BT.709 규격으로 87.2%, Adobe RGB가 101.7%, 디지털시네마 DCI가 109.5%이다. 4K UHDTV 이상에서 사용하는 컬러는 ITU-R Rec. BT.2020으로 150.2%에 달한다.

1초당 TV 화면에 표시하는 영상 프레임의 수는 아날로그와 동일한 60i(초당 30장을 60장 비월주사방식)이다. 하지만 초고속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도 Full HD 영상은 최고 수준이다.

전송기술도 크게 달라진다. DTV Full HD보다 4배의 고해상도에 2배의 프레임율로 합쳐서 8배로, 원본 데이터가 폭증한다. 여기에 10채널 이상 초다채널 오디오 분량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 기존 6MHz 대역폭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고효율 영상 및 오디오 압축기술과 손실이 거의 없고,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 사용이 가능한 전송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DTV 이후 10년 이상 방송 기술, 가전 기술, 시스템 기술, 컴퓨터 반도체 기술이 발전을 거듭했다. 현재의 기술을 조합하고 개발하면 6MHz 대역폭의 물리적 제약 극복이 가능하다. HEVC의 고효율 압축기술, SFN(단일주파수방송망), NUC(비균등 성상), 245QAM 이상 고차원 변조기술, 다차원 오류정정부호기술 등을 적용하면 TV 안테나로 소위 HDR WCG 10.2 채널 서라운드 4K UHD를 지상파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UHD 전송방식

현재 우리나라의 UHD 관련 송수신 표준은 2014년 10월에 TTA에서 표준화된 ‘TTAI.KO-07.0123 지상파 UHDTV 방송 송수신 정합(잠정표준)’ 가 유일하다. 이 표준은 방송 방식이 DVB-T2로 기술이 완성된 시기는 약 6년 전이다. KBS는 지난 2012년부터 이 방식으로 실험방송을 진행해 왔다.

미국에서는 ATSC에 2012년 4월부터 관리위원회(MC)와 기술위원회(TC)가 설치돼 본격적인 차세대방송규격 작업이 시작됐고 현재는 이 표준을 ATSC 3.0이라고 한다. ATSC 3.0 표준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20여 년간 방송에 사용된 MPEG-2 TS 구조를 탈피해 완전한 IP로 프로토콜로 전환한다는 데 있다. TS와 달리 IP 구조는 방송 콘텐츠의 모바일, PC, 네트워크 등으로 유통에 유리하다. 그리고 DVB-T2로부터 ATSC 3.0이 진화했기 때문에 다중화 구조, 심볼 매핑구조, 오류정정부호, SFN 등에도 고도의 기술이 적용돼 그 성능을 향상시켰다. 하지만 본 표준 최종의결이 2016년 1/4분기 경으로 예상돼 우리나라의 UHD 본방송까지는 다소 촉박하다. 송신, 송출, 수신, 링크, 제작, 시그널링, 시스템 관리 등의 장비 수급도 상당한 이슈로 지적된다.

DVB-T2로 방송한다면 반년 이내에 UHD 본방송이 가능하지만 2~3년 내에 진부한 시스템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며 ATSC 3.0을 기다린다면 2016년 말 또는 2017년에 본방송이 가능할 전망이며, 반면에 본방송 추진 초기까지 장비 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현재 정부와 방송사 그리고 가전사들이 국가의 미래 미디어를 위한 최적의 방식을 공동으로 고민하고 있다. 충분한 기술검토와 논의를 거쳐 최선의 방식을 선정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