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월간 방송과기술』 2024년 1월호에 실린 원고입니다.>
[방송기술저널=한영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연구위원/언론학 박사] 미디어 전 영역에서 AI 기술이 기반 기술로 활용되면서 그야말로 초연결, 초지능, 초실감의 환경을 구현하게 되었다. 미디어에 접목한 AI 기술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계속 진화를 거듭하며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가고 있다. 미디어 분야에서 AI는 보조적인 기능에 불과했지만, AI 기술의 구현 능력은 어느새 주류로 발전하며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역량으로 성장하였다. 이제 미디어 시장에서 AI 기술력을 얼마나 구현할 수 있는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디어 시장이 해외 영역까지 확장되면서 경쟁적인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AI와 같은 신기술은 또 다른 미디어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미디어 시장은 소수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 형태가 견고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AI 활용에 대한 실증적인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2024년 미디어 시장은 AI와 함께 어떠한 흐름을 만들어낼지 미리 살펴보고자 한다.
올해도 핵심 기술은 AI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AI는 가장 주목해야 할 핵심 기술 중의 하나이다. 다국적 IT 전문회사 가트너(Gartner)에서 발표한 ‘10대 전략적 기술 트렌드 2024 (Top Strategic Technology Trends 2024)’에 따르면, AI는 2024년에도 여전히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가트너에서 발표하는 ‘10대 전략적 기술 트렌드’는 기업과 IT 리더들이 주목할 기술 변화와 혁신을 예측해서 기술 투자와 전략 수립에 중요한 기준점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2023년과 2024년 모두 AI가 주요 기술 트렌드로 선정되었는데 그 관점은 조금 상이하다. 2023년 기술 트렌드에서 AI는 AI 신뢰 위험 보안관리(AI TRISM), 적응형 AI(Adaptive AI)의 두 가지가 언급되었고 이는 개발과 구축과 같은 기술적 측면을 주목하는 방면, 2024년 기술 트렌드에서 AI는 AI 신뢰 위험 보안관리(AI TRISM, AI Trust, Risk and Security Management), AI 증강개발(AI-Augmented Development), 지능형 애플리케이션(Intelligent Applications), 보편화된 생성형 AI(Democratized Generative AI)처럼 기술 활용을 위한 실용적 측면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미디어 현황
지난 2023년은 AI를 통해 미디어 산업의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동시에 가시적인 결과물을 도출하면서 실무적인 활용 방안을 구체화하던 시기였다. 영상 미디어에 한정해서 예를 들어보면, 산업계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는데, 지난해 4월부터 국무총리 훈령으로 관계 부처와 민간이 함께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발전위원회’를 발족해서 전문적인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또한 그해 9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AI와 디지털 기반의 미래 미디어 계획’을 발표해서 AI와 주변 연관 기술에 특화한 미디어 전반의 혁신전략을 구상한 바 있다. 이처럼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은 미디어 산업의 정상화를 위해 대대적인 혁신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산업적 공감에서 비롯된 행보였다. 현재 각종 기술 변화와 그 주기가 빨라지고 있지만, 산업계 환경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어서 균형적인 혁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미디어 산업은 안팎으로 많은 난제가 산적하여 해결점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다. 미디어 산업계가 현재 시장 상황을 극복하는 일에 총력을 할애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신기술을 투자와 활용을 위한 여력은 부족하다.
다국적 시장조사 기업 맥킨지 앤 컴퍼니(Mckinsey & Company)는 향후 2040년까지 한국 경제 수준은 상위 7위 안에 들어설 것을 예견하며 이는 미디어 플랫폼이나 콘텐츠와 같은 지식기반 서비스가 이끌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향후 미디어 산업이 지식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미디어 플랫폼이나 콘텐츠가 차지할 비중은 더 확대될 전망이지만, 산업 내 간 극은 계속 벌어져서 전체적인 성장 동력이 크게 저하되고 있으며 국내 미디어 산업계에서는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마도 2024년은 국내 미디어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효율 중심의 수익 경쟁
올해 미디어 시장은 AI를 통해 어떠한 위기와 변화, 성장을 보여주게 될까? 미디어 이용 행태는 현시대의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반영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미디어 시장은 국내외 OTT 서비스처럼 구독 요금제 모델을 통해 수익 경쟁을 벌여왔지만, 2024년에는 미디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AI를 바탕으로 효율성을 추구하는 수익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예컨대, 새로운 잠재고객의 가치와 기회를 평가한 뒤, 미디어 이용과 소비를 연동해서 효율적인 수익 창출을 시도할 수 있다. 또한 미디어 채널의 데이터, 기타 데이터 소스 등을 AI를 통해 콘텐츠 검색이나 관련성 높은 광고와 서로 연결하는 방식을 실행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미디어 분야에서 광고·마케팅은 이용자의 정보 탐색 과정에서 수익과 직결되는 특성 때문에 어느 분야보다 AI 활용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며 이를 통해 효율적인 수익 경쟁에 돌입하리라 예상된다.
AI와 광고·마케팅
미디어 분야에서 광고·마케팅은 AI를 콘텐츠 개인화, 추천, 검색에 활용하고 있으며, 나아가 제품이미지 생성, 광고 카피 제작, 가상 인플루언서 개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여 응용하고 있다. 광고·마케팅에서 AI는 광고 배치를 최적화하고 소비자 행동이나 브랜드 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분석, 예측, 개인화,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광고·마케팅은 AI를 통해 거의 모든 영역이 크게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광고·마케팅에서 AI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성하거나 계획을 실행하는 데 활용할 것이다. 특히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는 생성형(Generative) AI를 사용해서 성과를 높이는 것에 주력할 전망이다. 지난 2023년 8월, 엠엠에이 글로벌(MMA Global) 연구에서 미국의 마케팅 담당자 3분의 2 이상은 실무에서 생성형 AI의 영향을 크게 인식했고, 그중에서 18%는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처럼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AI를 활용하기 시작하며 실무자들의 업무 방식과 사고방식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생성형 AI와 검색
광고·마케팅에서 생성형 AI를 적용한 생성 검색은 온라인 검색 방식의 패러다임을 크게 전환하고 정보 탐색 과정을 크게 단축할 수 있어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2024년에도 AI 기술이 광고·마케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마케터가 제시한 5가지 주요 기술 중에서 생성형 AI는 검색 기능이 계속 향상되면서 미디어 내 광고·마케팅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생성형 AI의 등장과 활용으로 인해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각각 검색 광고 점유율, 제품 검색, 광고 등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거두지 못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올해부터 개선될 전망이며, 내년 2025년에는 대화형 검색, 시각적 검색, 음성 검색을 적용한 광고를 통해 성과를 도출해 낼 전망이다.
2023년부터 국내외 빅테크 기업에서는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를 출시하여 이용자의 검색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는 광고 상품 출시뿐만 아니라 이용자 질문을 통해 답변 과정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2024년에는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에 다양한 유형의 광고가 도입될 전망이며 현재 테스트 중이다. 이는 이용자의 검색 경험과 광고를 접목해서 초개인화 형태의 생성형 AI 광고를 제공할 예정이다. 글로벌 생성형 AI 광고 시장은 2022년 5,700만 달러로 조사되었고, 연평균 성장률 305%로 2027년에는 643억 5,8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미디어 분야에서 광고·마케팅은 수익적 측면에서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디어와 결합한 AI는 또 다른 전환기를 앞두고 있어 가장 도전인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생성형 AI 기반 광고·마케팅은 더 많은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성형 AI 기반 광고·마케팅은 생성 과정과 생성 결과물에 대한 권리와 책임이 아직 불분명하다. 이는 광고·마케팅에서 효율적인 수익 창출 이전에 선제적으로 해결할 불안전한 요소임이 분명하다. 휴먼 드라이븐 AI(Human Driven AI)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마케팅 담당자의 63%가 AI 생성형 콘텐츠에 대한 잠재적인 저작권 문제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아티스트가 자신의 작품을 허가 없이 사용한 것에 대해 생성형 AI 서비스를 상대로 고소하는 사례도 있었다. 2023년 생성형 AI에 대한 수많은 소송이 제기되었지만, 실질적인 움직임은 없고 대부분이 계류 중이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보면 올해 미디어 분야에서 AI 활용과 이를 통한 혁신은 선결 과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해 가며 상용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특히 광고·마케팅에서 효용에 집중한 수익 창출을 위해 경쟁적으로 AI를 활용하게 될 것이며 이는 생성형 AI를 통해 검색을 강화할 전망이다.
◆ 참고문헌
• eMarketer (2023. 12. 18). 5 tech trends and predictions for 2024.
• Gartner (2023. 10. 16). Gartner Top 10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24.
• Mckinsey & Company (2023. 12. 8). Korea’s next S-curve: A new economic growth model for 2040.
• TC (2023. 12. 20). 8 predictions for AI in 2024.
• 나스미디어 (2023. 11). 2024 디지털 미디어 & 마케팅 전망. 나스미디어 인사이트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