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방송 콘텐츠 사업자들의 자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강화

[기고] 해외 주요 방송 콘텐츠 사업자들의 자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강화

(방송기술저널) 훌루 플러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등 OTT 서비스들의 등장은 방송 콘텐츠 이용과 시장 경쟁의 양상을 급격히 변모시켜 왔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로 불리우는 젊은 이용자들은 고가의 유료방송서비스 대신 온라인을 기반으로 자신이 보고 싶은 콘텐츠를 골라볼 수 있는 새로운 동영상 서비스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이에 힘입어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급속히 성장했다. 2014년 3분기 기준으로 미국 내 넷플릭스 가입자는 3,630만, 훌루 플러스 가입자는 650만으로 추정되고, 이들의 가입률은 2011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외국의 주요 방송 콘텐츠 사업자들은 별도의 유료방송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과 주문형으로 자사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자체 유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출시를 잇달아 선언하며 방송 및 영화 콘텐츠를 이용자들에게 직접 제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메이저 지상파방송 중 하나인 CBS는 최근 온라인 채널로의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CBS는 미국 방송사 중 최초로 지역 CBS 방송을 유료 TV 가입 없이 실시간 온라인을 통해 시청할 수 있는 유료 온라인 서비스 “CBS All Access(CBSAA)”를 출시했다. 현재 월 5.99달러의 요금을 부과하며, 실시간 CBS 방송과 6,500개 이상의 CBS TV 프로그램 VOD를 제공 중이다. 다만, 핵심 킬러 콘텐츠라 할 수 있는 NFL 중계는 포함되지 않았다. 2014년 11월에는 24시간 온라인 뉴스 스트리밍 뉴스 채널 “CBSN”을 개시했다. CBSN은 인터넷 웹사이트, 모바일 앱, 아마존 Fire TV, Roku TV 등 커넥티드 TV 단말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기존 CBS 뉴스 부문의 자원을 총동원해 CBSN을 서비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익모델은 광고로, 모든 플랫폼에 기존 CBS 방송과 동일한 광고를 삽입한다.

CBS의 최근 행보는 채널의 특성을 유지하는 형태로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기존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TV 광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데 일차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료TV 사업자가 M&A를 통한 몸집 키우기로 협상력을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추후 재전송료 인상에 대비하는 효과도 가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문을 닫은 Aereo 서비스류에 대한 지상파 방송의 대응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CBSAA는 14개 주요 지역시장의 CBS 로컬 방송사의 라이브 스트림을 제공함으로써 해당 지역의 광고 수익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HBO, ESPN 등 프리미엄 유료TV 채널들도 독자적인 자체 유료 온라인 채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브로드밴드 서비스에는 가입했지만 유료 TV 서비스에는 가입하지 않은 가구 수가 천만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그 숫자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자체 유료 온라인 채널 서비스는 바로 이들 “코드 커터(cord-cutter)”들을 주요 타겟으로 한다. HBO는 현재 자사 채널을 시청하는 유료TV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HBO Go’를 제공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때문에 유료TV 가입을 전제로 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HBO Go 운영방식을 유료 TV 이용 여부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범용 서비스로 변경할 예정이다. 새로운 HBO Go 서비스는 HBO의 인기 오리지널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의 새로운 시즌 방영 일정인 2015년 4월경 출시되며 이용료는 월 15달러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HBO는 현재 북유럽 지역에서 유료방송 서비스와 별개로 약 월 15달러의 HBO Nordic 서비스를 이미 제공 중이다. 다만 이러한 가격이 Netflix의 월 8.99달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HBO와 경쟁 관계에 있는 CBS 산하 프리미엄 유료방송채널 Showtime 역시 자체 온라인 유료방송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전문채널 ESPN 역시 자사가 제공하는 스포츠 콘텐츠를 인터넷 기반으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유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제공 권한을 확보한 미국프로농구(NBA) 중계가 핵심 콘텐츠가 될 것이며, NBA 외 주요 스포츠 연맹과 유사한 계약을 지속적으로 체결함으로써 향후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경기를 생중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국에도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등 OTT 기반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지만, BBC, ITV 등 주요 방송사들도 자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영국 공영방송 BBC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아이플레이어(iPlayer)’는 대표적인 방송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자리를 잡았다. 영국의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App Annie에 따르면, 동영상 이용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건수는 2014년 3분기 기준으로 넷플릭스, BBC iPlayer, 유튜브 순으로 나타나, iPlayer가 핵심적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이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1월 발표된 BBC의 자료에 따르면,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제공되는 BBC iPlayer와 iPlayer Radio을 통한 이용자들의 프로그램 요청건수는 2013년 31억건에서 2014년 35억건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였다. TV 프로그램은 26억건, 라디오 프로그램은 8억6천만건의 요청횟수를 보여다. TV 프로그램 중에서는 셜록(Sherlock)이 420만건으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로 나타났으며, 탑 기어(Top Gear)가 380만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라디오에서는 BBC Radio 5의 영국과 인도의 크리켓 경기 중계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중계가 각각 31만건, 29만건으로 수위를 차지했다.

BBC는 특히 지상파 방송 채널 운용을 효율화하는 수단으로 iPlayer를 활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영국 공영방송 BBC의 감독기구인 BBC 트러스트는 BBC 경영이사회가 올린 BBC3 채널의 온라인 채널 변경안을 접수하고, 관련 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문제점을 논의하는 공청회를 포함한 공적 가치 평가(public value test)를 시행 중이다. 지상파 채널로 방송하고 있는 BBC3을 온라인으로 바꾸려는 계획은 이미 지난 2014년 3월 발표된 바 있다. 수신료 동결로 인한 예산 감축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지상파 방송 채널인 BBC3를 중단하고 iPlayer에서만 시청가능한 온라인 채널로 제공하는 안이다. BBC3는 16-34세 젊은 시청자를 주요 타겟으로 2003년 출범한 BBC 최초의 디지털 방송 채널 중 하나로, ‘Little Britain’, ‘Torchwood’, ‘Being Human’, ‘Gavin and Stacey’ 등 연예오락 부문에서 영국 젊은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어왔다. BBC측은 고품질 드라마 및 예술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고 iPlayer의 개선에 투입될 비용 마련을 위해서는 BBC3의 온라인 채널화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BBC3의 온라인 채널 전환을 젊은 이용자층의 이용 패턴을 반영한 매체 정책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지상파 이용률이 감소하고 온라인 기반 매체 이용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BBC3의 주요 시청층과 iPlayer의 주이용자층이 겹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iPlayer 중심의 채널 운용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영국 시청자 중 TV 콘텐츠를 세컨드 스크린 단말을 통해 온라인 동영상 형태로 시청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도 흐름을 같이 한다. 2012년 조사에서는 태블릿으로 TV 프로그램을 시청한다는 영국 시청자의 비율이 5%에 그쳤지만 2014년에는 17%로 급증하였고, PC로 시청하는 비율은 2012년 22%에서 2014년 23%로 증가했다. 태블릿 이용 비중이 급증하는 반면 PC 이용자는 정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15년경에는 태블릿을 통해 방송 동영상을 시청하는 비중이 PC를 통해 시청하는 비중을 넘어서, 모바일이 가장 중요한 온라인 동영상 이용 단말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이용 패턴의 변화는 향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둘러싼 경쟁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제공 서비스의 양태를 변모시킬 주요 동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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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et(2014.10.17.). HBO may price online-only subscription service at $15 a month.

Digital Trend(2014.12.9.). Standalone HBO Go subscriptions start April 2015, no cables attached.

SNL Kagan(2014.11.5.). CBS All Access: Lessons learned from Aereo.

SNL Kagan(2015.1.23.). BBC iPlayer, BBC iPlayer Radio reach 3.5 billion requests in 2014

STRABSE(2015.2.16.). 온라인 유료 방송 앞세운 올드 미디어의 반격..미국 방송 시장 구조 변화의 향방

STRABASE(2014.12.16). 영 시청자, 세컨드 스크린 단말로 태블릿 PC 빠르게 수용 중…방송사의 적극적인 수용이 성장 동력

STRABASE(2014.11.13.) 美 지상파 방송 CBS, “CBS All Access”에 이어 “CBSN”도 출시…온라인 채널로의 변신 가속화

Wirelessweek(2014.11.7.). ESPN, Showtime launching OTT services in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