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크롬캐스트, 미디어 판도 흔들까?

구글 크롬캐스트, 미디어 판도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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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일 구글이 온라인 및 모바일 콘텐츠를 무료로 TV에서 시청할 수 있는 구글 크롬캐스트를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했다. 이에 구글은 ‘티빙’을 운용하는 CJ헬로비전을 비롯해 SK플래닛 등 국내 동영상 서비스 업체와 파트너사 계약을 맺고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판매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구글 크롬캐스트는 동글(dongle)형 OTT(Over The Top) 서비스로 분류된다. 컴퓨터와 디지털 TV와 같은 대형 하드웨어에 소형 하드웨어를 부착하는 동글형 서비스는 광의의 개념으로 기존의 대형 하드웨어가 가진 기능을 쉽게 업그레이드 해주는 기기를 말한다. 그런 이유로 35달러에 불과한 구글 크롬캐스트를 구입하면 일반 컴퓨터 및 디지털 TV가 단숨에 스마트 TV로 변신하는 ‘기적’을 체험할 수 있다.

   
 

하지만 구글 크롬캐스트 출시가 당장 엄청난 ‘격변’을 야기할 가능성은 낮다.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구글 크롬캐스트가 ‘케이블 커팅’으로 대표되는 미디어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대표한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냉정하게 말해 구글 크롬캐스트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디바이스 다양성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구글 크롬캐스트의 가능성은 높게 평가받고 있지만 콘텐츠 수급에서 미비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글 크롬캐스트는 구글의 대표 서비스인 유튜브 동영상과 플레이스토어의 영화를 볼 수 있고 메이저 리그 경기영상 서비스인 MLB.TV는 물론, 아시아 드라마 서비스인 Viki도 이용 가능하지만 정작 개인 스마트폰에 저장된 동영상은 볼 수 없다. 구글이 깔아준 판에 포함된 콘텐츠는 접근이 가능하지만 개인으로 특화된 영상을 수급하는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결국 콘텐츠 수급과 더불어 가공 및 유통의 편의성을 개선하는 것이 구글 크롬캐스트의 당면과제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 크롬캐스트의 등장을 ‘케이블 커팅’ 및 근본적 미디어 플랫폼의 격변이 아니라 인문학적 효과, 즉 콘텐츠 소비의 변화로 접근하는 시각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시각은 주로 기성 미디어와 대척점에 서있는 대안 미디어, 즉 대안언론의 등장과 결을 함께한다.

쉽게 말하자면 go발뉴스와 팩트TV, 국민TV, 뉴스타파 등 지금까지 온라인과 모바일만 아우르던 대안언론들이 구글 크롬캐스트와 같은 ‘디바이스의 변화’를 타고 주류 미디어 소비행태에 속할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는 미디어 소비행태에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