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최진홍) KBS 이사회가 길환영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다음달 5일 처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K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5월 29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2009년 KBS 노조 분리 이후 양대노조가 함께 파업을 하는 것은 처음이며, 총 3,700명이 업무를 중단하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앞서 KBS 이사회는 5월 28일 오후 4시부터 회의를 열고 야당 추천 이사들이 제안한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을 논의했다. 그러자 시민사회단체는 KBS 앞에서 촛불시위를 통해 길 사장의 퇴진을 주장했으며, 이미 간헐적 제작거부에 돌입한 기자협회 및 각 직능별 협회와 노조도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으로 이사회의 대승적 판단을 촉구했다. 심지어 KBS 직원 명의로 작성된 ‘최후통첩’까지 이사회에 전달되기도 했다.
이사회는 9시간에 거쳐 격론을 벌였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청와대의 보도통제 의혹의 당사자인 길 사장의 퇴진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여당 추천 이사들은 길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내외부의 반발이 거센 상황은 인정하지만 사장 퇴진에 있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후 이사회는 여당 추천 이사들 일부가 사장 퇴진에 찬성하며 의견이 절반으로 갈렸고, 이길영 이사장이 해임제청안을 다음달 5일 다시 논의하자는 제안을 하고 이를 이사회가 받아들이면서 결국 성과없이 끝나고 말았다.
이사회 결과가 소득없이 종료되자 KBS 양대노조는 5월 29일 오전 5시를 기해 총파업 수순을 밟았다. 특히 이들은 이사회 차기 회의가 6.4 지방선거 직후에 잡힌 것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동시에 양대 노조는 공동 행동을 통해 파업의 동력을 극대화시키는 한편, 반드시 길 사장을 퇴진 시키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및 스포츠 중계 등에 있어 KBS는 일정부분 파행방송이 불가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