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MBC 압수수색 시도…노조 반발로 무산
검찰이 지난 8일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MBC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노조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실패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전현준)는 이날 오전 10시께 검사 2명과 수사관 15명을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 보내 PD수첩 취재 원본자료의 압수수색과 이미 조사했던 이춘근 PD를 제외한 나머지 제작진 5명에 대한 체포를 시도했다. 그러나 MBC 노조원 200여명이 수사팀을 막고 나서 1시간여 동안 대치한 끝에 압수수색과 영장 집행을 포기하고 철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취재 원본자료 제출과 제작진 자진출석을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제수사가 불가피했음을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4월 방영된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우려 보도와 관련해 프로그램 대본에서 실수로 볼 수 없는 번역의 변경 부분이 발견됐다며 취재 원본 제출과 제작진의 출석을 요구해왔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위해선 반드신 원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압수수색과 체포영장 집행을 재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는 ‘권력의 탄압에 끝까지 맞설 것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해 “지난 20년 동안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 3차례는 치욕의 역사로 새겨져 있다. 검찰이 MBC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은 역사의 심판 따위는 무시해도 좋다는 오만함과 뻔뻔함을 드러낸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검찰의 압수수색을 비판했다. 그들은 이어 “이미 한 개인의 신분을 넘어선 고위 공직자가 몰염치하게 주장하는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 민주주의의 최고 가치 중 하나인 언론 자유를 침해해도 좋다는 검찰의 논의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검찰에 끝까지 맞설 것임을 밝혔다.
언론․시민단체의 비판도 잇따랐다.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과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MBC본사 앞에서 검찰의 MBC 압수수색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검찰의 이번 수사는 언론의 자유를 유린하는 위헌적 수사”라며 PD수첩에 대한 탄압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