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K/8K Technology EXPO 참관 후기

[참관기] 4K/8K Technology EXPO 참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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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안창준 SBS A&T 기술영상본부 제작기술팀] 2004년 여의도에서 목동으로 이전하면서 SBS는 NTSC 아날로그에서 HD 디지털TV 시대를 열었다. 15년이 지난 현재 HD보다 업그레이드된 UHD 방송시대를 걷고 있다. 15년의 세월만큼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있지만, 시청 환경, 제작 환경, 방송사 수익 구조의 변화로 지금까지 겪지 못했던 시기를 걷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시기에 도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4K/8K Technology EXPO가 가지는 의미를 여러 가지로 생각해봤다.

방송 장비에서 일본 제품은 High-End를 추구하는 장인 정신이 깃든 제품을 선보이면서 HD 방송시대 이후 크게 성장해왔다. Sony, Panasonic, Ikegami, Videotron, Canon 등 방송 시장에서는 일본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고, 사후 관리에서도 가까운 지리적 이점으로 상대적으로 잘 관리가 됐다. 최근 Blackmagic Design, AJA의 성장에서 알 수 있듯이 튼튼하고 신뢰가 높은 비싼 제품보다는 보다 저렴하면서 소프트웨어 기반의 컴퓨터베이스 제품이 가성비를 무기로 점점 사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YouTube의 시대로 대변되는 방송 환경의 변화와 UHD와 IP 기술의 발전은 기존 장비의 교체 수요를 만들고 있다. 자연스레 방송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많은 선택지를 주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8K를 중심으로 방송 콘텐츠 제작, 기기 제조 산업 및 연관 산업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4K/8K 기술박람회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일본은 2018년 12월 1일 이후 위성방송으로 4K/8K 방송을 시작했으며, 일본 정부는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는 4K/8K 방송수신기의 보급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K/8K 방송 제작과 유통에 많은 돈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재난 대비와 산업적 가치가 높은 방송 산업의 발전을 위한 법률적 정비와 지원을 할 예정이고, 우리나라의 pooq과 같은 CDN(Contents content Distribution Network) 서비스인 ‘TVer’ 서비스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Keynote를 맡은 총무성의 정보통신행정국장인 Mabito Yoshida 씨가 밝혔다.

NHK 기술국장 Keiji Kodama의 강연에서는 현재 NHK에서 방송 중인 4K/8K 콘텐츠와 관련한 설명이 있었다. 4K는 5.1, 8K는 22.2로 제작해 송출하고, 마추픽추에서 무선으로 생중계를 했고, 7월에는 우주와 관련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루브르 미술관 미의 전당 500년’을 방영했다고 하는데 특히 미술 작품 8K 녹화에 있어서 확대해도 정밀도를 유지하게끔 한다는 점에서 고화질의 장점을 잘 살릴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 국가를 초월한 美(미)의 아카이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8K 기술의 방송 외 활용에 관련해서도 의료, 예술, 교육, 영상 복합 무대예술, 대화면 공유, VR, 광고 등을 언급하였는데, 방송 엔지니어로서 산업을 리딩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자부심은 박람회를 채운 많은 제조업체가 밑바탕이 됐을 것이다. 2019년 1월 현재 4K 1800여 작품, 8K 300여 작품의 콘텐츠를 확보해 놓고 있다고 한다. 방송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가운데, 큰 비용과 시간이 드는 UHD 콘텐츠를 이만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생각된다.

Keynote를 들으면서 느낀 것은 8K 기술은 안방극장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고, 시청자가 보다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라는 점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멀티 캠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속도가 빨라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8K도 마찬가지로 해상도, 색 영역의 증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토양이 됐다는 점에서 진정으로 TV를 넘어서는 하드웨어가 준비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무엇이 될 것인가? 그 답을 일본은 준비한 콘텐츠의 내용과 양에서 말해주고 있었다. 우리가 준비할 것은 무엇일까?

과거와는 다르게 많은 보도 채널이 생기고, 속보를 TV가 아닌 모바일 포털로 접하는 시기에 SBS가 언론사로서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역사적 현장을 고화질로 기록하는 데 있다고 본다. 일본에서는 얼마 전 일왕 즉위와 관련한 촬영을 UHD 카메라로 제작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오래된 과거의 사진과 영상은 그 당시 최신 기술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SBS는 현재 국내에 몇 대 되지 않는 UHD 야외 제작이 가능한 제작 차량을 보유한 회사로,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해서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영상취재용 카메라를 UHD로 바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이벤트에 투입해 영상을 기록해둔다면 시간이 지난 뒤의 가치는 매우 높을 것이라 본다. 콘텐츠의 활용은 TV라는 디스플레이를 넘어설 것이다. 미술관, 박물관, 기념관 같은 곳에의 활용은 앞으로 8K 고화질 콘텐츠가 주목해야 할 장소일 것이다. 상상해보자. 우리가 찍은 남북 정상회담 UHD 콘텐츠를 훗날 판문점에서 8K 프로젝터로 상영해서 역사의 현장을 체험하고 의의를 되새긴다면 멋질 듯하다.

NHK의 8K 편성표(www.nhk.or.jp/bs4k8k/program)를 보면 일본의 시각에서 만든 다큐멘터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인류 보편적 관심사를 고화질의 영상으로 제작한다면 시공간을 초월해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서 판매뿐만 아니라 방송 외 활용 측면에서도 좋을 것이다. 디스플레이와 음향 기술의 발전은 몰입도를 극대화할 수 있게끔 발전했고, 이러한 기술이 전시공간에 적용한다면 보다 콘텐츠 브랜드 파워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TV동물농장’의 광고 수익만큼 ‘애니멀봐(해외 Kritter Krub)’의 수익이 증대했다고 한다. 브랜드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서는 Off-Line 공간을 통한 홍보와 판매도 고려해볼 수 있는데 대화면으로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병행된다면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NHK 기술국장 Keiji Kodama의 강연에서 대화면 공유의 예시로 오스트리아 린즈에 있는 Ars Electronica의 Deep Space 8K(ars.electronica.art/center/en/exhibitions/deepspace)를 언급했다. 이 공간은 고화질과 다채널 음향을 통해 몰입감을 높일 수 있고, 디지털 콘텐츠의 내용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사에서 보유할 공간으로서 많은 참조가 된다. 다양한 콘텐츠의 축적은 TV를 넘어서는 새로운 공간에서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해주고, 이러한 경험의 연장은 콘텐츠 브랜드에 긍정인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본다. 귀국 전 방문한 츠타야 서점의 긴자 아트리움은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기획으로 책과 주제와 연관된 한정판 제품을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고 한다. 서점에서 책만 파는 것이 아니듯이 방송사가 방송 프로그램만 송출하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결국, 방송 콘텐츠를 어떻게 새롭게 가공해 경험을 확장할 것인가 하는 기획이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할 공간과 기술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이라 볼 수 있다.

얼마 전 방탄소년단은 V-Live(네이버)를 통해 웸블리구장에서의 공연을 전 세계에 유료 생중계했으며, 동시 접속자 수 14만 명을 기록했다. 8K 기술의 발전은 조만간 전 세계 팬들이 각 전용 공간에 모여 몰입하며 떼창을 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올림픽과 월드컵 경기를 8K 전용 공간에서 단체로 관람하면 즐거움이 더 클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4K UHD 방송을 하고 있으니 고화질의 프로젝터와 11.1채널의 다채널 음향이 지원되는 SBS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자신 있게 소개해 줄 수 있는 공간이 목동에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출구에서 ‘애니멀봐’, ‘비디오머그’, ‘스브스뉴스’의 기념품을 파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하다.

이번 참관에 많은 도움을 준 SOCIONEXT라는 회사는 후지쯔와 파나소닉의 합작 회사로써 칩을 제조하는 업체에서 점점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 회사 부스에서 발견한 ‘One Stop Solution’이란 표현에서 이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과 생존 방식을 느낄 수 있어 박람회에서 직접 본 8K 영상만큼 인상 깊었다. 친절한 설명으로 박람회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번 관람을 통해 미래가 가까이 오고 있음을 느꼈다. 꿈꾸는 자에게 미래가 있듯 8K UHD SBS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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