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4K/8K Technology Expo 참관 후기

[참관기] 도쿄 4K/8K Technology Expo 참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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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이학주 SBS 미디어기술연구소] 일본은 2018년 12월부터 위성을 이용한 세계 최초 8K 본방송을 시작했다. NHK의 8K 방송은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특별 채널을 통해 제공된다. 8K 방송 화질은 HD보다 16배 높으며 오디오는 22.2 멀티채널이고 방송 프레임은 60프레임과 120프레임을 지원한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올해 개최된 도쿄 4K/8K Technology Expo에는 많은 방송 장비 제조사가 참여해 다양한 신제품을 소개했고,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몇 해 전 우리나라에서 4K 지상파 방송을 준비할 때와는 달리 4K 해상도는 기본으로 지원하는 방송 장비가 대부분이었다. 과거에 실시간으로 4K HEVC 영상을 인코딩하기가 힘들어 미리 인코딩된 파일을 재생해 실험 방송을 하던 것을 떠올리며 기술 발전의 빠른 속도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방송 장비는 그리 많이 전시되지 않았다. 4K 방송 준비 당시 국내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이 그대로 8K에 적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몇몇 장비 업체에서 8K 지원 고화질 인코더를 선보였으나, 그나마 4K 인코딩을 4개의 채널로 동시에 수행하는 방식으로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영상을 4개의 분할된 화면으로 압축하면 4개의 화면이 서로 만나는 경계면에서 서로 다른 형태의 영상 손실로 인해 경계선이 눈에 띌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개발 업체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최적화를 통해 어느 정도 보완하고 있다고 했지만, 시연에서는 8K 디스플레이가 아닌 4K 디스플레이 4개를 붙여서 영상을 재생하고 있어 자세히 확인하기 어려웠다.

디스플레이 분야도 이미 다양한 제품으로 상용화된 4K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8K 디스플레이는 그리 많이 전시돼 있지 않았다. 위의 예에서 보이듯이 4K 디스플레이 4개를 활용해 전시하는 곳도 많이 눈에 띄었다. 아직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의 보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작년과 올해 8K TV를 출시했고, 일본 샤프는 이보다 앞서 튜너 내장형 8K TV를 출시했지만, 해상도만 8K를 지원하고 프레임율이나 색상의 비트 수는 아직 8K 방송 표준을 모두 지원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번 출품 방송 장비에 보이는 한 가지 공통적 특징은 방송 환경뿐만 아니라 인터넷 스트리밍 환경을 지원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코더의 경우에도 출력이 인터넷 스트리밍 프로토콜을 지원해 방송 중인 화면을 동시에 인터넷을 통해 스트리밍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었다. 우리의 지상파 UHD 표준도 인터넷 스트리밍 프로토콜로 표준화됐듯이 앞으로는 인터넷과 지상파의 기술적 차이가 점차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 장비를 클라우드에 구현한 시연도 눈에 띄었다. 과거부터 고화질 원본 영상을 처리해야 하는 방송 장비는 성격상 클라우드로 구현하기 어렵다고 생각됐으나,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 및 인터넷 대역폭의 향상으로 이러한 생각을 바꿔야 할 때가 온 듯하다. 시연에서는 4K 인코더를 이용해 원본 영상을 1단계로 압축한 후 이를 아마존 AWS의 클라우드로 전송한다. 이 영상은 클라우드에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인코더로 재인코딩돼 CDN망을 통해 인터넷 스트리밍되는 구조다. 사실 이는 인터넷 스트리밍에서 이미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만약 클라우드에서 인코딩된 방송 영상이 스트리밍이 아닌 송신소로 보내질 경우, 지상파방송에서도 인코더를 비롯한 시그널링 서버 등 일부 헤드엔드 장비를 클라우드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SBS에서는 인터넷 라이브 송출용 시스템인 SLIM을 활용해 다양한 영상 피드를 받아서 이를 웹브라우저 환경에서 제어해 하나의 라이브 채널로 만들어 인터넷으로 스트리밍하고 있다. 현재는 인터넷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에만 적용되지만, 향후 지상파방송에서 MCR 기능의 진화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이런 방향으로 방송 환경이 변화한다면 더더욱 방송 장비의 클라우드 이동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UHD 지상파 본방송을 송출했다. 일본보다 먼저 UHD 지상파 송출을 경험해본 입장에서 그간의 기술 발전 덕분인지 기술적 한계를 많이 극복한 모습에 한편으로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8K 환경의 기술적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물론 이런 어려움도 4K 기술에서 그랬듯이 곧 극복될 것이 분명하다.

방송 품질이 점차 향상하는 데 따른 기술적 어려움보다는 앞으로 바뀌게 될 방송 환경의 패러다임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를 참관하면서 과거와는 달리 전통적인 지상파 환경에서의 방송 장비가 또 다른 영역이었던 인터넷 영상 스트리밍 장비와 점차 동화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이 앞으로 진행될 방송 환경의 가상화나 클라우드 적용을 대비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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